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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산책] 삼청동 '문화의 거리'
입력2007-06-22 17:05:51
수정
2007.06.22 17:05:51
서울 삼청동 문화공간에 돛을 내린 지도 1년이 흘렀다. 개관 이래 중진작가들의 격조 있는 전시와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인 전시를 개최하며 화랑을 이끌어왔다. 오래전부터 이곳 북촌 지역에 둥지를 틀어 여러 화랑들의 성장을 봐온 터라 어느 정도 구상을 하고 향후를 내다보고 시작한 일이었지만 문화사업에 일조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작가들의 열정이 묻어 있는 미술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다시 힘이 솟아 다음 일에 매진하고는 한다. 또한 화랑에서 작가를 만나고 그들의 인생관이나 작품론을 듣고 있자면 필자 또한 작가들에게 인생의 철학을 배운다.
작가들은 작품에 자신의 인생을 담는다. 그러기 위해 그들은 작품 제작에 모든 열정을 쏟아 낸다. 하루는 작가에게 그림을 그리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의 대답은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작가 자신을 표현하는 유일한 수단이며 삶의 전부’였다. 작가들이 ‘삶의 전부라고 하는 그림’을 다룬다는 것에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사실 미술시장이 호황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사각지대는 존재한다. 홍보에는 관심 없고 오직 그림만 그리는 작가도 있고 이제 막 미술계에 들어온 신진 작가, 작품성은 뛰어나나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작가들이 많다. 어느 정도 화랑 경영에 눈을 뜨고 화랑도 정착하니 경영자로서 이러한 진주 같은 작가들을 모래 속에서 꺼내주는 일이 시급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기 위해 필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작가에 대한 홍보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때마침 불어닥친 미술시장 호황에 아트페어, 옥션 등은 연일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또 올해 최대 규모의 경매 회사가 생길 예정이다. 그 미술시장 한가운데서 모래속에서 찾아낸 작가들을 선보일 것이다. 오랜만에 맞이한 미술시장 호황에 모든 작가들이 웃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이다.
또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오는 11월에도 삼청로문화축제를 개최한다. 축제준비위원으로 참여해 대중에게도 문화 예술을 홍보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간동ㆍ삼청동 지역은 화랑들이 연합으로 서울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이 시기에 대중들은 특별한 전시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요즘 만나는 지인들은 미술시장 호황에 맞춰 화랑을 경영한다며 필자에게 선견지명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많은 수익을 창출하려 했다면 화랑이 아닌 미술경매회사나 아트펀드 분야에 눈을 돌렸을 것이다. 물론 수익을 창출해야 화랑도 유지되는 것이고 작가들이 다음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바탕이 되는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필자는 그저 예술과 공존하며 작가들과 화랑이 함께 한걸음씩 나아갈 수 있는 만큼이면 된다.
몇 년 전부터 삼청동은 사간동에 이어 화랑이 많이 생겨나 문화의 거리로 거듭나고 있다. 또한 삼청동 문화를 즐기러 오는 이들도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 지역에 위치한 화랑으로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나가는 이곳에 발맞춰 나아갈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전시만 하는 화랑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전시를 하고 작가들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전시공간을 넘어 문화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이의 바탕으로 삼청동이 특별한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현대미술은 문화의 변주 앞에 놓여 있다. 예전과는 달리 정보의 흐름이 신속해지고 상호간의 네트워크 활성화로 인해 작가들과 화랑들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어 시대적 흐름에 적절하게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한 것 같다. 문화 공간의 중심에서 필자는 작가들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작품을 빛나게 해주는 역할에 적격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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