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빌딩이 '도시 얼굴' 바꾼다 [주거혁명 첨단과 자연의 공존] “국가의 힘 상징” 세계 각국서 건설 붐국내서도 '상암 비즈니스센터'등 추진“고도 제한등 걸림돌 해결 필요” 지적 도시의 얼굴을 바꾸는 '초고층'. 삼성건설이 두바이에서 짓는 '버즈 두바이(두바이 타워)'의 최종 높이는 시공사인 삼성건설조차 아직 모르고 있다. 발주처인 이마르가'160층, 700m' 이상으로만 정해놓았을 뿐 이 건물의 꼭지점이 해발 몇m 상공에 찍힐 지는 극비에 부치고 있기 때문이다. 버즈 두바이는 2008년 11월 완공될 경우 세계 최고층 빌딩이 된다. 완공기준으로 현존 세계 최고(最高) 빌딩인 타이완의 '타이베이101(508m)'보다 최소 300m 가량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이마르가 버즈 두바이의 최종 높이의 보안에 신중을 가하는 것은 세계 최고층 건물이 갖는 '상징성'의 위력 때문이다. 사실 초고층 빌딩은 경제적인 잣대로만 보면 매우 비합리적인 건축이다. 버즈 두바이도 80층 이상에선 엘리베이터와 비상구 등이 들어서는 코어 공간을 빼면 임원실 하나 정도가 들어갈 여백만 남을 정도로 공간활용도가 낮다. 이 같은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아랍에미리트 정부가 10억달러가 넘는 거액을 들여 세계적인 마천루 건설에 나선 것은 '버즈 두바이'가 두바이 경제 부흥을 세계 만방에 알리는 홍보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20세기까지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세계 패권국가로서의 미국을 힘을 상장했던 것처럼 말이다. 실제 두바이를 찾는 관광객 수는 버즈 두바이 등 마천루에 힘입어 지난 2000년 연간 300만명에서 지난 2006년 700만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수가 오는 2014년이 되면 연간 1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21세기 들어 세계 각국은 초고층 건설 경쟁에 너나 없이 뛰어들고 있다. 9ㆍ11 테러 이후 미국이 초고층 건설에 주춤하고 있는 사이 세계 초고층 빌딩의 자리는 이미 여러 차례 바뀌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지난 98년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타워(452m)에 최고층 빌딩의 왕좌를 내주었고, 페트로나스타워는 그 왕좌에서 6년 만에 내려왔다. 2004년 타이완 타이베이101이 완공되면서다. 타이베이101의 세계최고층 빌딩으로서의 수명은 2008년 버즈 두바이가 완공되면서 끝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 페트로나스타워와 타이베이101은 아직까지도 말에이시아와 타이완의 경제부흥을 상징하는 대명사로 남아있다. 하지만 국내 실정은 아직은 이 같은 세계적인 추세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페트로나스타워, 타이베이101, 버즈 두바이 시공에 국내 업체가 모두 참여했는데 정작 국내엔 63빌딩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랜드마크 빌딩이 단 한 곳도 없는 게 현실이다. 다행히 현재 계획이 확정됐거나 추진중인 초고층 빌딩이 여러 곳 있어, 2010년께가 되면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랜드마크를 다수 보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에 들어설 랜드마크 빌딩은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620m 높이로 추진되고 있다. 이 밖에도 2008년 완공 예정인 부산 제2롯데월드(510m) 등 10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이 전국적으로 7개나 예정돼 있다. 그러나 아직도 제도적인 여건을 이 같은 추세에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초고층 건물을 추진하기 위해서 건축주들은 지금도 자연환경ㆍ문화재 훼손, 교통난, 특혜시비 등 여러가지 걸림돌들을 넘어야 한다. 주변 군사시설 때문에 사사건건 걸리는 고도제한 문제도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한 중견 건설사의 고위 관계자는 "관할 행정당국의 시대와 동떨어진 마인드가 초고층 건축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8/0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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