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일 3ㆍ1절 기념사를 통해 "다양한 생각은 존중하되 작은 차이를 넘어 커다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한 것은 세종시 문제를 겨냥한 것이다. 여기서 '커다란 조화'란 정부가 제시한 세종시 수정안이 국익이라는 큰 틀에서 수용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작은 차이를 넘어'라는 표현은 전날 청와대가 시사한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국민투표'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남북관계에 대해 이 대통령은 민족화합 차원의 대화를 강조하면서 그랜드바겐을 통한 북핵 문제 논의를 북측에 거듭 촉구했다. ◇"승복으로 대승적 화합 구현"=이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세종시'는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세종시에 대해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우선 "다양한 생각은 존중하되 작은 차이를 넘어 커다란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언급은 세종시에 대한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국민투표를 통한 문제해결을 암시한 것으로 읽혀진다. 또한 이 대통령은 "지금 우리가 '국가 백년대계'를 놓고 치열하게 논쟁하고 있지만 이 또한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말하는 등 연설 곳곳에서 세종시 수정이 '국가 백년대계'임을 강조했다. 이밖에도 "시대는 우리의 현명한 선택을 요구한다" "오늘의 변화 없이는 내일도 없다" "작은 차이를 넘어 더 큰 가치 속에서 화합하는 공화의 정신을 실현했다" 등의 발언들 역시 세종시 문제와 맥락이 닿아있다. 이 대통령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국민투표'는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이 야당은 물론 여당 내 반대로 당론 변경과 법안 처리가 불투명해지고 있는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마지막 카드'로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6ㆍ2지방선거를 비롯한 향후 정국의 흐름을 지배할 대형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세종시 국민투표에 대해 청와대는 일단 국회의 논의과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시사한 것은) 혹시 세종시에 대한 (정치권의) 논의가 지지부진하다면 (이 대통령의) 단호한 입장표명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뜻으로 그 자체가 공식적인 논의나 이슈의 발화라기보다는 대의정치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나온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그랜드바겐 성심 논의를"=이 대통령은 이날 3ㆍ1절 기념사에서 '대화'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 대통령은 "남북의 미래를 밝게 열어나가기 위해서는 북한이 남한을 단지 경제협력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면서 "진정한 화해와 협력을 위해서는 먼저 한반도의 평화가 유지돼야 하며 당사자인 남북 간의 여러 현안을 진지한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우리의 꿈은 '마음이 넓은 대한민국'"이라며 "이 꿈과 희망을 북녘 동포들과 함께 나누기를 기원한다. 이제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의 길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획기적인 경제적 보상을 제공하는 그랜드바겐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년여 동안 일관된 원칙과 진정성을 갖고 남북 간 문제를 풀어왔다"면서 "우리가 제안한 그랜드바겐을 성심을 갖고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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