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비리로 인한 원자력 발전소 가동 중단과 무자격 해병대 캠프사고는 올해의 큰 사회적 사건이었다. 이 두 사건은 어떤 공통점이나 연관을 가지고 있을까. 일반인의 시각으로는 아무 상관관계도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구매 컨설턴트의 눈으로 보면 두 가지 사건은 모두 동일한 문제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바로 구매업무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의 부재와 취약함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첫 번째 원전비리 사건은 문제가 되는 품질 기준 이하의 전선 및 원전 관련 부품들이 지속적으로 부정한 방법을 통해 납품되면서 발생했다. 두 번째 사건은 사설 해병대 캠프업체가 기본적인 안전 운영과 자격 승인이 갖춰지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 감독하는 시스템 부재로 일어났다. 이 같은 사건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을 구매 컨설턴트의 직업적 관점에서 찾아본다면 정보기술(IT)이 융합된 구매 시스템 적용과 바른 운영이 해답이 될 수 있다. 즉 구매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고 올바르게 운영됐다면 두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구매 시스템은 사람을 통해 발생하는 오류 또는 비리를 상당 부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사람을 통한 구매업무는 그 자체로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이 과정에서 결국 수많은 비리가 발생하고 투명하지 않은 거래는 결국 더 큰 사고를 낳거나 공정한 경쟁을 방해한다. 따라서 주요 기업·기관·단체들이 구매업무를 '사람의 일'에서 'IT 시스템의 일'로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투명성 때문이다. IT 기반의 구매 시스템을 활용하면 입찰업체 선정과 제품구매의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관리된다.
물론 구매 시스템 도입으로 모든 구매업무가 시스템으로 이뤄지고 불투명한 거래가 일거에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사람의 개입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원천적으로 줄이고 한층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IT 기반의 구매 시스템은 투명성 확보라는 순기능의 요소가 엄연히 존재하며 우리 사회 전반의 도약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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