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이후 일찍 첫 우승을 했을 때 무척 기뻤지만 이번 우승이 더욱 기쁘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4ㆍ미국)는 지난 3월 8개월 공백을 깨고 우승했을 때보다 이번 승리에 훨씬 큰 의미를 부여했다. 골프를 그만둘 위기까지 내몰았던 무릎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입증해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최종 라운드에서 6년여 만에 처음으로 한 번도 페어웨이를 놓치지 않는 빼어난 샷 감각을 과시했다. 대회 나흘 동안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난 것도 단 일곱 차례뿐이었다. 그는 “이번 우승은 (무릎이 완쾌돼) 라운드가 끝난 뒤 연습을 할 수 있게 된 시점에서 일궈낸 것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즈는 8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빌리지CC(파71ㆍ7,265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모리얼토너먼트 4라운드에서 7타를 줄여 4타 차 열세를 뒤집고 정상에 올랐다. 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에서도 마지막 날 5타 차를 추월한 데 이어 복귀 이후 두 차례 우승을 모두 역전극으로 장식했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그는 2위 짐 퓨릭(미국ㆍ합계 11언더파)을 1타 차로 따돌렸다. 또 한편의 거짓말 같은 ‘우즈표 역전 드라마’였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7위였던 우즈는 첫 7개 홀에서 4개의 버디를 뽑아내며 선두권으로 치고나왔다. 11번홀(파5) 환상적인 칩인 이글과 15번홀(파5) 버디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가 16번홀(파3) 보기로 잠시 퓨릭, 데이비스 러브 3세, 조너선 비어드(이상 미국)와 함께 공동 선두로 물러섰지만 뒷심이 무서웠다. 17번홀(파4)에서 2.7m 버디로 다시 단독 선두에 오른 뒤 마지막 홀(파4)에서 170m 거리에서 친 두번째 샷을 홀 30㎝에 바짝 붙여 승부를 결정지었다. 100% 회복됐느냐는 질문에 “이번주 플레이가 대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한 우즈는 특히 “(2주 뒤 열리는) US오픈을 앞두고 원하는 수준의 꾸준함을 찾게 돼 아주 좋다”고 말해 대회 2년 연속 우승이자 메이저 통산 18승 전망을 밝혔다. 투어 통산 67승째로 우승상금 108만달러를 챙긴 우즈(시즌상금 324만달러)는 상금랭킹에서도 1위 제프 오길비(호주ㆍ331만달러)에 7만여달러 차이로 따라붙었다. 최경주(39ㆍ나이키골프)는 1타 차이로 ‘톱10’에 들지 못했으나 3언더파 13위에 올라 2월 노던트러스트오픈 공동 3위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