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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왕' 김춘삼씨 중환자실서 투병

고령에 폐질환 겹쳐… 병원비 마련 막막


TV 드라마 '왕초'의 실제 주인공인 '거지왕' 김춘삼(78)씨가 고령에 폐질환까지 겹쳐 중환자실에서 힘겹게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13일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으로 이 병원 응급실로 실려온 뒤 지금까지 40여일 넘도록 중환자실과 일반병실을 오가며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측은 "고령인데다 만성 폐색성 폐질환, 기흉, 만성 신부전증 등 6~7개 질환이 겹쳐 신체기능이 매우 약해져 있는 상태"라며 "현재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으며 거동도 전혀 못해 코에 연결된 호스로 미음식을 주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928년 평안남도 덕천에서 태어난 김씨는 8세 때 대전으로 개가한 어머니를 찾아 나섰다가 사냥꾼들에게 붙잡혀 짐승을 유혹하는 미끼노릇을 하면서 '거지세계'에 들어섰다. 20대에 전국의 거지를 통솔하는 '거지왕'이 된 뒤 거지구제사업에 앞장서면서 전설적 인물이 됐다. 1950년대에는 전쟁고아를 수용하는 합심원을 전국 10여곳에 세웠으며 20여차례에 걸쳐 거지합동결혼식을 마련하기도 했다. 현재 부인 남윤자(63)씨와 서울 마포구 망원동 다세대주택에서 살고 있는 김씨는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정부보조금과 한국전쟁 참전에 따른 국가유공자 지원금으로 생계를 이어오고 있다. 병원 측은 "보험급여 항목을 제외하고 현재 김씨가 부담해야 할 병원비가 600만원 정도 된다"며 "김씨의 사정을 감안해 병원 복지기금으로 일부는 충당할 예정이지만 지원 손길이 없으면 딱히 대책이 없는 실정"이라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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