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현대중공업과 울산 동구 등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중공업이 선박영업본부 출범과 함께 직원 500여 명을 서울로 발령냈다. 이 때문에 지난 2011년부터 전입이 전출을 앞지르던 동구의 인구가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현대중공업이 이달 말까지 과장급 이상 1,500여 명을 대상으로 인력 조정에 나서면서 인구 유출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가족까지 합하면 대략 5,000여 명이 추가로 동구에서 빠져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높은 소비력을 가진 계층으로, 지역 서비스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파업을 겪으면서 소비 심리도 급격히 하락했다.
동구 전하동에서 식당을 하는 유모(66)씨는 "지난해부터 회식이 크게 줄기 시작했다"며 "20년 동안 이곳에서 장사를 했는데 올해는 매출이 절반도 안 나온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몇 년간 크게 오른 아파트 가격도 약보합세로 돌아섰으며, 특히 원룸이 먼저 비기 시작했다.
울산 동구는 현대중공업이 최근 몇 년간 확보한 해양플랜트의 인도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한 근로자를 대거 끌어들였다. 이 과정에서 단기(2년 가량) 거주자가 급증하면서 원룸이 크게 늘었고 가격도 월 50만원 이상이 대부분이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동구는 지역 5대 광역시 가운데 주택 매매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으로 분류됐다.
동구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10곳 중 2곳은 비어있다. 요 근래 원룸 건축이 늘었기도 하지만 더 이상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는다. 이 사람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원룸부터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한편 울산의 도심인 남구와 동구를 잇는 울산대교가 5월 개통을 앞두고 있는 등 여러 변수가 남아 있다. 지역 경제의 숨통은 틔워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부동산은 남구와 중구 등 도심과 큰 차이가 없어 하락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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