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埃, 월드컵유치 1표도 못얻어 '망신'

2010년 월드컵 유치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완패한 이집트가 뒤늦게 책임 규명 논쟁에 빠져들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지난 22일 월드컵 유치 홍보전 예산 700만달러의 사용처를 둘러싼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도록 검찰에 지시했다. 이집트는 지난 5월 15일 스위스 취리히의 국제축구연맹(FIFA) 본부에서 실시된개최지 선정투표에서 단 한표도 얻지 못했다. 24명의 FIFA 집행위원들이 참가한 투표에서 남아공이 14표를 얻어 2010년 월드컵 개최지로 최종 선정됐으며, 이웃 아랍국 모로코도 무려 10표나 얻었다. 참패 후 이집트내에서는 월드컵 유치위원회의 활동을 조사해 국가적 망신의 원인을 밝혀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으나 곧 식어버렸다. 그러나 지난달 초 단행된 개각에서 체육청소년부 장관에 아나스 알-피키가 새로임명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그는 취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감사원으로부터 2010년 월드컵 유치전 예산 사용에 문제가 포착됐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국민은 1 피아스타(100분의 1파운드) 짜리 돈이라도 어떻게 사용됐는지 진실을 알아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알-피키 장관은 알리 엣딘 힐랄 전 체육청소년부 장관은 잘못이 없다고 두둔했다. 힐랄 전 장관은 유치전 참패후 국회에 불려나가 호된 추궁을 받았으며 결국 지난달 개각에서 경질됐다. 월드컵 유치위원으로 활동했던 히샴 아즈미는 검찰의 조사를 일단 환영한다고밝혔다. 그러나 그는 예산 지출상의 부정 의혹에 관해 전혀 아는 바 없다며 유치전당시 해외출장 경비도 개인이 부담했다고 반박했다. FIFA의 기술 보고서는 당시 이집트의 월드컵 유치신청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와 국민의 열화같은 성원을 받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집트가 제출한 입찰서류와 현지 실태조사에서 드러난 사항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었다고 FIFA는 지적했다. 이집트 언론은 당시 개최지 선정에 정치적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대 일간지 알-아흐람은 정치적 고려가 개최지 선정을 좌우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알-피키 장관의 발언이 무능과 관료주의적 비능률로 지탄받아온 체육계에 대한 사정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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