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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1차 총선서 이슬람 근본주의 돌풍

무슬림 형제단 창당 'FJP'<br>32.5% 최다득표율 압승<br>2·3차 총선서도 승리 예상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퇴진 이후 처음 치러진 이집트 총선에서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이 돌풍을 일으키며 압승을 거뒀다. 내년 1월까지 진행될 2, 3차 총선에서도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이 우위를 차지하며 의회를 장악할 경우 이집트 정국은 또 차례 혼란에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8~29일 이집트 전역 27개주 가운데 9개 주에서 치러진 1차 총선에서 온건 무슬림 세력인 무슬림 형제단이 창당한 자유정의당(FJP)이 32.5%로 최다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어 이슬람 근본주의 정당인 누르당이 20.7%의 득표율로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1차 선거에서는 전체 하원 의원 498석 중 168석이 결정된다. 이번 총선은 총 3차례에 걸쳐 실시되는 이집트 총선의 1차 선거다. 이집트는 수도 카이로와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를 중심으로 치러진 이번 1차 선거에 이어 다음달 11일까지 중소도시와 시골지역에서 차례로 2, 3단계 선거를 실시한다. 이들 지역은 대도시보다 전통적ㆍ보수적 가치가 우세한 곳으로 이슬람 세력에 대한 지지도가 높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이 이집트 의회를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은 FJP와 누르당이 연합해 하원 다수당 지위를 획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FJP 등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이집트 정계는 다시 급속도로 혼란에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집트는 대통령제 국가이기 때문에 의회 다수당이 되더라도 내각을 구성하거나 총리를 지명할 수는 없다. 특히 군부가 실권을 행사하므로 의회는 상대적으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의회를 장악한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이 개헌을 통한 내각제를 추진할 경우 군부와 의회간 권력 다툼이 본격적으로 수면위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FJP는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군부측 후보가 당선될 것을 우려해 개헌을 통해 내각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왔다. 여기에 군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극에 달한 상태라 총선 이후 이집트 정국은 또 한 차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번 총선은 무바라크 퇴진 이후 첫 총선인 만큼 이집트 유권자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집트 선거관리위원회는 "1차 총선의 투표율이 역대 최고 수준인 62%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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