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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서울시의 신청사 건립안

서울시가 지난 4월 확정한 서울시청 신청사 건립안(www.seoul.go.kr 등 참조)의 조감도를 관심 있게 살펴본 사람이라면 건물의 기형적인 배치에 당혹감을 느끼게 된다. 도자기 모양을 따서 첨단 이미지를 강조했다고 하나 아래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배불뚝이가 돼가는 형상은 불안감과 괴이함을 자아낸다. 아무리 꿈보다 해몽이라지만 현재의 좁은 부지에 필요한 면적을 최대한 뽑아내기 위한 고육책(苦肉策)이 아닐 수 없다. 현재의 서울시 청사 부지는 4,000여평이 채 안된다. 그것도 현재 문화재로 지정된 본관 건물을 그대로 두기로 했기 때문에 바닥 면적은 좁아지고 결국 건물은 가분수형이 됐다. 더욱이 서쪽은 덕수궁의 문화재경관심의를 맞추기 위해 21층인 동관에 비해 훨씬 낮은 9층으로 설계돼 짜깁기된 모습이다. 도쿄나 베이징의 시 청사가 널찍한 대지에 사뭇 당당함을 자랑하는 것과 비교하면 서울 시민으로서 자괴감(自壞感)이 앞선다. 다행스럽게도 민선 4기 서울 시정을 맡을 오세훈 시장이 이런 서울시의 기존 설계안에 대해 이견을 단 모양이다. 문화도시ㆍ관광도시ㆍ환경도시를 표방한 오 시장의 시정 방향에 맞게 내부 구조와 디자인을 혁신적으로 재구상하라는 지시에 따라 서울시 관련 부서에서는 수정 작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현재의 자리에 서울시의 새 청사를 재건축하는 것만이 유일한 대안일까. 알려진 대로 서울시의 신청사 건립은 용산 이전을 전제로 시작됐다. 일제가 지은 광화문 중앙 청사를 헐어내며 ‘과거 청산’의 기세를 올리던 YS 정부 시절, 현재의 시 청사는 허물고 부지는 시민에게 공원으로 돌려주자는 안도 나왔다. 최근까지 수개월간 경기도 평택에서 있었던 주민들과 경찰의 극한 대치도 따지고 보면 미군이 옮겨가는 서울 한복판 용산에 서울의 상징인 새 청사를 짓겠다는 것이 단초가 됐다. 시청사를 용산으로 옮기지 못할 바에야 굳이 국력 소모적인 호들갑을 떨 이유가 없었다는 얘기다. 오 시장은 이제 서울 시민들이 영원히 자랑스러워 할 새 청사를 어디에 어떻게 지어야 할지, 또 무엇이 21세기 동북아의 중심도시 서울을 대표하는 청사진이 될지 진정 후대에 부끄럽지 않은 해법을 제시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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