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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미국의 인터넷 음악 다운로드 산업이 올 들어 급격한 정체상태를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조사기관 닐슨의 통계자료를 인용, 미국 내 인터넷을 통한 음악 다운로드 건수가 올 들어 6억3,000만건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고 보도했다. 미 인터넷 음악 다운로드 산업이 지난 2008년과 2009년 각각 28%와 13%의 신장세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미 MP3 시장이 드디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CD에서 MP3로 전환한 소비자들이 이제 충분한 양의 콘텐츠를 확보하게 되면서 시장이 최신곡들 외에는 여타 상품들에 대한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것이다. 닐슨 뮤직의 장 리톨프 이사는 "이러한 변화는 갑자기 찾아왔다. 그러나 고객들이 음악을 구매하는 디지털 스토어 등의 장소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라며 "음악은 필수품이 아닌 기호품이다. 자신의 아이팟에 노래를 가득 채운 소비자들은 새로운 음악을 더 사들이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 음반업계는 또다시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될 수 있다고 FT는 전망했다. 미 음반업계는 최근 수년간 음악 다운로드 시장의 급격한 성장세에 힘입어 기존 CD시장 붕괴의 충격을 그나마 상쇄해왔지만 이마저도 이제 여의치 않게 된 것이다. 또한 또다른 형태의 인터넷 음악 유통방법인 '스트리밍 서비스'(실시간 재생기법)가 다운로드 기법만큼 대중의 인기를 얻지 못하는 가운데 불법적인 파일공유 관행은 여전히 횡행하고 있다. 그러나 미 시장과는 반대로 유럽의 인터넷 음악 다운로드 산업은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 올 상반기에 각각 19%와 13% 성장했으며 영국도 7% 확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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