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에 따르면 IEA는 미국이 셰일석유 생산량을 늘리자 걸프지역 주요 산유국들이 석유개발 투자를 보류하면서 미래에 석유부족 사태로 인한 가격 앙등 위험에 직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걸프지역 핵심 산유국들이 셰일혁명 덕분에 충분한 양의 석유가 생산되고 있다고 보고 투자를 관망하고 있다는 얘기다.
파티 비롤 IE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IEA가 중동 산유국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걸프지역이 적기에 투자를 하지 않을 경우 미래에 석유부족 사태에 따른 심각한 가격 급등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고 했다.
IEA는 12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이 오는 2016년께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셰일석유를 포함한 미국의 경유 생산량은 2020년 정점을 찍은 뒤 점차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전 세계 석유 수요량은 지속적으로 늘어 현재 하루 평균 9,000만배럴 수준에서 2035년이 되면 1억100만배럴까지 증가한다는 게 IEA의 추산이다. 특히 미국 이외 지역의 경유 생산량은 2035년까지 하루 평균 150만배럴에 불과해 일정 시점이 지나면 세계는 다시 중동지역 원유에 매달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중동지역의 원유 수요도 갈수록 증가해 2035년이 되면 현재 중국의 수요량과 맞먹는 하루 평균 1,000만배럴에 이르러 석유 부족 현상을 부채질할 전망이다.
비롤 이코노미스트는 “투자 프로젝트가 시작된 뒤 실제로 생산이 이뤄지기까지는 수년이 걸리는 만큼 2020년 이후의 수요 증가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중동 산유국들이 지금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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