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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시스템 통째로 바꿔라] 금융위-금감원 권한·책임 소재부터 확실히 해야

■ 전직 고위관계자가 본 문제점

전직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들은 이번 사태로 금융당국이 비난 받는 것에 대해 '사회 전체의 불감증 탓'이라고 안타까워하면서도 금융당국의 고질적인 문제가 또다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의 한 전직 고위인사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괴리돼 있으니 금융위는 현장을 모르고 금감원은 큰 사건이 터지면 뒤로 빠진다"면서 "방대한 금감원의 정보가 사장돼 정책에 활용되지 못하고 금융위와 금감원의 권한과 책임이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가 된 텔레마케터(TM) 문제만 하더라도 금융위 사무관이 현장을 조금만 더 알고 금감원과 정보교류가 됐더라도 TM의 절반 이상이 비전속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며 "금융위 사무관들의 콘텐츠가 너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의 또 다른 고위인사는 "지금의 금융정책 시스템으로는 대형 사고에 대처할 수 없다"며 "차제에 감독체계 전반의 수술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에서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지낸 한 관료는 "정보보안 문제가 어려운 것은 IT업무를 하는 사람만 끼리끼리 알면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기 때문"이라면서 "FIU 원장을 할 때도 전산업무는 전부 외주를 줬기 때문에 공무원에게 물어보면 잘 모른다고 하더라. 공무원도 IT나 자연과학을 잘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의 사후 처리에 아쉬움을 표하는 의견이 많았다. 금감원 출신의 한 금융계 인사는 "금융당국이 피해를 카드사에서 전액 보상하도록 정부가 보증한다고 국민을 안심시켜야 했다"면서 "경제는 심리인데 왜 국민불안을 잡지 못하느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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