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ㆍ중국ㆍ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조만간 줄줄이 금리를 인상할 전망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당분간 금리를 유지하겠지만 인플레이션이 최대 관심사라고 밝혀 유동성 확대를 예의 주시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유로화를 기축통화로 사용하는 유로존 경제도 급속한 성장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 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럽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인플레를 “위험한 약”이라고 표현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과 시장 변동성에 주시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ECB가 다음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ECB는 기준금리를 4.00%로 동결했다. ECB는 2005년 2.00%대였던 금리를 올 6월까지 총 8차례 인상했다. 현재 ECB의 금리는 6년 이래 최고치다. 영국의 경우 늦어도 올해 말까지는 6%대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를 넘어서 조만간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영란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지키기 위해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영란은행은 2일 통화정책위원회에서 금리를 현행 5.75%에서 동결했지만 인플레이션 우려로 올 들어 이미 3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머빈 킹 총재는 “내년에 소비지출이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극적인 변화는 아닐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전망은 부분적으로 불투명하지만 리스크는 다소 높아질 것”이라고 긴축에 대한 입장을 시사했다. 중국 인민은행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경보’를 내리고 금리인상 등 고강도 긴축 조치를 예고했다. 인민은행은 최근 ‘2ㆍ4분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최근 물가상승은 우연적이고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다”며 “인플레이션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하반기에 금리인상, 시중은행 지급준비율 상향, 공개시장 조작 등 종합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다음주 발표되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결과에 따라 금리인상 등 후속 긴축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7월 CPI 상승률 전망치는 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5.5%와 5.1%로 각각 예측한 데 이어 상당수 전문가들이 5%를 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CPI는 6월 4.4% 올랐으며 상반기 전체로는 3.2% 상승, 연간 물가억제목표선인 3%를 넘어섰다. 지난 1ㆍ4분기 높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을 미뤄온 일본은행은 집권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 참패에 2ㆍ4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둔화된 것으로 분석되면서 금리인상을 조금 더 미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리인상 시기가 다소 늦춰진 것일 뿐이지 일본이 올해 안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큰 변함이 없다. 호주중앙은행도 최근 11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인 6.5%로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과 관련,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파장이 계속될 경우 각국 중앙은행들이 다시 통화확장 정책으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소수 의견도 있다. 서브프라임에서 시작된 부동산시장의 부실이 기업들의 신규 투자 및 개인의 소비를 급속하게 위축시키는 등 경제 전반으로 부실이 확산될 경우 금리인하에 나설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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