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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스탕스(저항)의 기본 동기는 분노였다. 레지스탕스 운동의 백전노장이며 '자유 프랑스'의 투쟁 동력이었던 우리는 젊은 세대들에게 호소한다. 레지스탕스의 유산과 그 이상들을 부디 되살려달라고, 전파하라고. 그대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제 총대를 넘겨받으라. 분노하라!'고."(본문 중에서) 출간 7개월 만에 200만 부를 돌파하며 프랑스 사회에 '분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분노하라'(원제 'Indignez vous!')가 최근 번역 출간됐다.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맞섰던 레지스탕스 투사이자 외교관을 지낸 93세 노인이다. 그가 책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던지는 화두는 '분노'이다. 저자는 전후 프랑스 민주주의의 토대가 된 레지스탕스 정신이 반 세기 만에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프랑스가 처한 작금의 현실에 분노하라고 외친다.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해지는 사회 양극화, 외국 이민자에 대한 차별,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금권 등에 저항하라는 주장이다. 저자는 "이 모든 모순에 무관심함으로써 암묵적인 찬동자가 되는 것이야말로 최악의 태도이며 인권을 위협받는 사람들이 있다면 찾아가 기꺼이 힘을 보태라"며 뜨거운 질타와 간절한 호소를 쏟아낸다. 저자는 이 책에서 '분노하라'고 외치고 있지만 그의 진의는 '참여하라'는 뜻이다. 그는 "분노의 이유가 예전보다 덜 분명한 것처럼 보일 수 있고, 내가 나치와 싸울 때처럼 투쟁의 대상이 명확하지 않음을 인정한다"며 "세상에는 참아낼 수 없는 일들이 지속적으로 생기고 있으며 각자 분노할 대상을 찾고 그 분노를 밑거름 삼아 행동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가 지칭하는 분노의 대상이 오늘날 훨씬 불명확해진 점은 분명하지만 모순된 현실에 대한 각성과 참여, 그리고 실천을 요구하는 93세 투사의 외침은 뜨겁고도 강렬하다.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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