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뭐라고 규정하면 좋을까. 음악영화? 성장영화? 심리스릴러? 하나 분명한 것은 무엇을 기대하든 간에 그 이상의 강렬함을 느낄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음악 명문 셰이퍼 음악학교의 플렛처 교수(J.K. 시몬스)는 최고의 실력자인 동시에 최악의 폭군이다. 그는 '비밥의 창시자' 찰리 파커가 전설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드러머 조 존스가 형편없는 연주를 한 그를 향해 심벌즈를 던졌기 때문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치욕을 만회하고자 연습에 연습을 거듭할 때야 비로소 최고의 연주자가 될 수 있다는 신념. 그렇기에 그는 제자들을 향해 욕설을 퍼붓고, 뺨을 때리고, 의자를 던진다. 그리고 말한다.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말이 '그만하면 잘했어' 야"
최고의 드러머를 꿈꾸는 신입생 앤드류(마일즈 텔러)가 플렛처 교수를 만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만남이 행운이든 불행이든 간에 인생을 바꾼 만남이었음은 틀림없다. 앤드류는 플렛처를 만나고서야 비로소 자신의 여러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위플래쉬'는 대사 하나 없는 연주 장면이 영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완벽한 음악영화다. 하지만 통상의 음악영화에 있는 '아름다움'과 '감동'은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이곳에는 피와 땀, 그리고 음악을 향한 집착과 광기만이 넘쳐난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압도적이다. 느껴지는 감정은 감동보다는 경이로움에 가깝다. 충분히 몰입했다면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저도 모르게 열렬히 박수를 보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3월 1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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