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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복사? 우리는 파일복사!"

스마트폰 활용해 족보·필기교환…도서관 대신 스터디 카페로<br>■진화하는 대학가 시험 풍경


시험기간이면 늘 대학가에서 볼 수 있던 풍경들이 시대와 매체의 발전 속에 진화하고 있다. 19일 대학가에 따르면 대부분의 대학이 이번주부터 중간고사를 시작한다. 상당수 학교의 홈페이지 학생게시판에는 몇 주 전부터 'OO교수님 OO수업 족보 구합니다'와 같은 요청 글이 쇄도하고 있다. 과거 특정 과목, 특정 교수님의 기출문제를 의미하는 '족보' 교환이 아는 사람들끼리 암암리에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대학별로 '족보 사이트'나 커뮤니티를 만들어 공개적으로 족보를 교환하고 있다. 서울의 한 S대 족보 사이트의 경우 학부ㆍ학과별로 족보가 정리돼 있고 강의에 대한 학생별 평가도 공유된다. 일정 수의 족보를 업로드하지 않으면 다운로드도 할 수 없어서 무임승차를 예방하고 있다. 일부 교수들은 아예 자신의 홈페이지에 해당 과목의 족보를 공개하기도 한다. 서울시내 모 대학의 한 교수는 "과거 시험문제는 시험 공부에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며 "그러나 모든 학생에게 공평하게 공개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추가 학습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업 노트를 복사하려는 학생들로 복사대 앞이 북적거리는 모습도 시험철 풍경 중 하나다. 과거부터 필기를 충실하게 한 학생의 노트가 학생들 사이에서 복사를 거듭해 해당 수업의 학생 상당수가 노트 하나를 가지고 공부하는 웃지 못할 사례도 많았다. 그런데 최근에는 '노 페이퍼(no paper)' 복사가 많아지고 있다. 수업시간에 노트북으로 필기를 하거나 스마트폰으로 강의를 녹화ㆍ녹음하는 경우가 많아져 '노트 복사'가 '파일 복사'로 대체되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 윤모(23)씨는 "수업내용을 핸드폰으로 녹음하면서 수업을 듣고 중간중간 간단한 메모만 한다"며 "수업시간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시험기간에도 해당 파일을 재생해서 들으면 편하다"고 말했다. 최근 각 학교별로 건물을 증축해 '도서관자리 부족 문제'는 상당수 해소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일정 기간 많은 수의 학생이 도서관에 몰리다 보니 도서관의 자리 맡기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 이에 어떤 학생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도서관이 아닌 학교 주변의 '스터디 카페'로 간다. 스터디 카페는 열람실 분위기의 작은 공간을 빌려주고 사용료를 받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신촌에서 대학을 다니는 한모(25)씨는 "스터디 카페에서는 마음에 맞는 친구들끼리 시험공부를 하면서 자유롭게 모르는 것도 물어볼 수 있다"며 "도서관보다 편안하고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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