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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장관내정자도 장성도 골프로 나라 지키나

키리졸브 한미연합훈련 개시와 북한의 연이은 도발 위협으로 한반도 긴장상황이 극에 달한 이때 장성을 포함한 일부 군인들이 군 전용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겼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지하 벙커에 마련된 국가안보실 예하 위기관리상황실을 처음 방문해 "북한의 어떠한 도발행위도 즉각 무력화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춰주기 바란다"고 당부한 바로 그날이었다. 위기상황에도 희희낙락하며 '나이스샷'을 연발했을 행태에 배신감이 몰려온다.

군 당국의 해명도 군색하기 그지 없다. 국방부는 11일 브리핑에서 "지난주 말에는 골프를 공식적으로 금지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 제2의 연평도 포격사태가 벌어질지 모르는 급박한 상황에서 태평하게 골프를 치는 게 과연 군인의 자세인지 묻고 싶다. 자녀들을 육지로 보내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연평도 주민들의 모습이 이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나 보다.

군 장성의 골프 소식이 알려지지 청와대가 군의 기강해이를 바로잡겠다며 진상조사에 나섰다. 당연한 일이고 반드시 그렇게 돼야 한다. 천안함 사태 후 군 간부들이 첩보함정을 타고 유람하다 배가 뒤집힌 일이나 연평도 포격 직후 육군 부대장이 스크린골프와 음주를 한 것과 같은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지난해 북한 탈영병의 '노크 귀순' 때처럼 국방부 장관이 사과하는 모습도 더는 보기 싫다.



바로잡아야 할 것은 또 있다. 12일이면 박 대통령이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다음날 온천 여행과 골프를 한 국방부 장관 내정자를 야당은 물론 여당 일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장관으로 임명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말 그렇다면 군 수뇌부는 장관에서 장성까지 안보위기에도 아랑곳없이 골프를 즐기는 강심장들로 구성되는 꼴이 된다. 국방부 장관과 장성들이 이럴진대 부하들이 제대로 군인의 의무를 다할 리 만무하다. 진정 국가안보를 생각한다면 군인복무규율 제4조에 적힌 대로 명예를 존중하고 투철한 충성심을 가진 장관을 임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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