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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마친 재개발 대단지 "불황 몰라요"

가재울뉴타운 래미안e편한세상, 집값 2011년보다 16% 올라<br>옥수·흑석동 일대도 상승곡선

불황과 출구전략 등으로 뉴타운·재개발 사업의 침체가 깊어지고 있지만 사업이 완료된 지역은 오히려 가격이 오르고 매수 문의가 이어지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 10월 입주를 시작한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래미안e편한세상 전경. /사진제공=서대문구청


"지난해 초 4억원대 후반이던 84㎡(이하 전용면적)가 지금은 5억2,000만~5억3,000만원에 거래됩니다. 다른 뉴타운은 울상이라지만 여긴 불황이 없어요." (가재울뉴타운 내 김지선 가재울스터디공인 대표)

2일 찾은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가재울뉴타운 래미안e편한세상'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몰려 있는 중개업소들에는 정초부터 활기가 넘쳐 보였다. 심심치 않게 걸려오는 매매ㆍ전세 문의 전화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 아파트는 가재울뉴타운 내에 총 3,293가구 규모로 지어진 아파트로 지난해 10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이 지역 S공인의 한 관계자는 "휴일에도 매수 문의 전화가 올 만큼 수요자들의 관심이 꾸준하다"며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84㎡는 호가가 5억8,000만원까지도 올라갔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뉴타운ㆍ재개발 추진 구역들이 집값 하락과 서울시의 출구전략으로 침체를 거듭하고 있지만 사업이 완료된 지역은 가격이 오르고 매수 문의가 이어지는 등 희비가 극명하게 교차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가재울뉴타운 래미안e편한세상'이 위치한 서대문구 북가좌동의 지난해 3.3㎡당 평균 매매가는 2011년(1,117만원)보다 16.2%나 오른 1,298만원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같은 기간 서울 전체 평균이 1,757만원에서 1,659만원으로 5.5% 떨어진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거래 역시 활발하다. 지난해 9월까지 평균 16건을 기록하던 북가좌동의 월별 거래건수는 이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10월에는 66건으로 급증했다.

인근 중개업소들은 최근 서울에서 대단지 입주 아파트가 없다 보니 이곳으로 손님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1,821가구의 재개발아파트인 '래미안옥수리버젠'이 위치한 성동구 옥수동 일대도 비슷한 상황이다. 특히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지난해 12월에만 2012년 옥수동 일대 전체거래(204건)의 25%에 달하는 51건이나 계약될 만큼 집을 사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옥수동 부동산멘토공인의 하인구 대표는 "60㎡가 1년 전보다 1,00만~2,000만원 오른 4억8,000만~5억원까지 거래된다"며 "특히 전셋값은 3억5,000만원까지 가는데다 매물도 많지 않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7월 흑석뉴타운 내 '한강푸르지오(863가구)', 12월 '센트레빌Ⅱ(963가구)'가 잇따라 입주자를 맞은 동작구 흑석동 일대도 3.3㎡당 평균 매매가가 1,797만원으로 2010년 저점 대비 8.7%나 값이 뛰었다.

전문가들은 불황에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과 미분양 문제 등이 겹치면서 재개발 아파트의 가치가 급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단지 재개발 아파트의 경우 지역의 평당 매매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재개발을 통해 새로운 주거지로 변모하는 지역의 랜드마크 단지는 인근 지역의 집값도 같이 끌어올린다"며 "다만 실수요 목적이 아닌 시세차익을 염두에 둔 접근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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