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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기로에 선 한국 주력산업


한국 산업과 경제를 대표하는 기업과 산업에 거센 외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ㆍ스마트폰ㆍ반도체 등으로 급성장해온 삼성전자ㆍLG전자ㆍLG디스플레이ㆍ하이닉스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미국ㆍ일본ㆍ대만ㆍ중국 기업들의 잇따른 견제와 합종연횡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위세에 밀려 고전하던 일본 소니는 도시바와, 샤프ㆍ히타치는 대만 업체와 손을 잡는 등 살아남기 위해 또는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일·중 견제 갈수록 심화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전쟁에 이어 우군이던 구글과도 진검승부를 내야 할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애플이 아이폰ㆍ아이패드에 들어가는 LCD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일본 샤프에 10억달러를 투자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더구나 구글은 모토로라를,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ㆍ에릭슨 등과 연합해 노텔을 인수하는 등 특허 사냥과 신성장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삼성ㆍLG 모두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운영체계(OS)라는 원천기술이 없거나 빈약하고 애플과 같은 독창적 사업모델, 공격적 인수합병(M&A)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조선업계도 표면적으로는 순항하는 듯 하지만 중국 등의 발 빠른 추격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대형 조선사들은 상선 등의 수주 비중을 낮추고 부가가치가 높은 해양플랜트 수주에 주력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엔지니어링 능력이 취약한데다 기자재 국산화율이 20%도 안 돼 수주액의 50% 이상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대형 조선사 수주 선박의 60~70%가 드릴십(심해원유시추선),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등 해양플랜트로 빠르게 바뀌고 있지만 조선기자재 업체의 65%(약 560개)가 밀집한 부산지역은 요즘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지난 2009년 11조원에 달했던 업계 매출이 지난해 10조원 규모로 11%나 감소한데다 국산화율이 90% 이상인 일반 상선 수주잔량이 감소하는 2~3년 뒤에는 일감이 반토막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양플랜트 기자재는 미국ㆍ유럽ㆍ일본의 장비 메이커 등이 오랫동안 과점해온데다 안전성ㆍ신뢰성 기준이 까다롭고 납품실적이 있어야 발주자인 석유 메이저나 모듈 업체 등에 접근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높다. 특히 자주개발 유전이 많은 중국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대규모 선진 업체들과의 제휴 등을 통해 해양플랜트를 설계ㆍ제작하고 발 빠르게 기자재를 국산화해 납품실적을 쌓고 있지만 국내에 자주개발 유전이 없는 우리나라는 훨씬 불리한 여건에 놓였다. 중국은 항공모함 건조도 추진하고 있어 한국이 조선산업에서 언제까지 기술우위 등을 무기로 내세워 잘나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은 세계 해양플랜트 완제품 시장의 70%를 점유하는 대형 조선사들을 우군으로 삼고 정부의 체계적이고 과감한 지원, 중소ㆍ중견 기자재 업체들이 뼈를 깎는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해양플랜트 기자재를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재 양성 패러다임 바꿔야 한편 미래 먹을거리를 준비하느라 마음이 급한 국내 기업들은 먹을거리를 기껏 찾아내도 이를 '내 것'으로 만들어줄 고급인력을 찾기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반면 중국은 미래 성장산업의 하나인 태양광산업 세계 1위, 바이오 분야에서 세계 연구대행시장의 30%를 장악하는 등 세계의 제조공장에서 두뇌공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분야를 선정하고 이를 책임질 수 있는 우수 대학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선택과 집중, 기술 수준별 '인재 확보 포트폴리오 정책' 마련 등 인재 양성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에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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