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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와병설로 두 달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군부대 시찰사진을 지난 11일 공개했다. 특히 공개된 사진에 나타난 김 위원장의 모습은 과거와 큰 차이가 없어 김 위원장이 현재 북한을 '정상 통치'하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사진 속의 풀과 나무색으로 미뤄 사진에 나타난 김 위원장의 군부대 시찰시기를 7~8월쯤으로 추정했다. 조선중앙TV와 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군부대(북한 인민군 제821부대 산하 여성포중대)를 시찰하는 사진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공개하고 다른 대내외 매체들도 이날 오전 일찍부터 군부대 시찰과 담화 발표를 반복해 보도했다. 이는 김 위원장의 '병상통치설'을 일단락하려는 북한 당국의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조선중앙TV는 관련 동영상을 방영하지 않았고 김 위원장의 부대 방문시기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공개된 사진에서 김 위원장은 평소 군부대 방문 때처럼 선글라스와 점퍼 차림이었으며 부대원과 대화를 나누고 손뼉을 치면서 훈련을 지켜보았다. 그의 얼굴 정면과 측면은 과거의 사진과 비교해 얼굴살이 다소 빠진 듯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김 위원장의 사진을 본 신경과와 재활의학과 등 국내 전문의들은 사진만으로 건강 상태를 판단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사진이 진짜라면 자세나 동작 등을 볼 때 한쪽 마비 등 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후유장애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금 북한 지역은 가을 단풍이 완연할 시기인데도 사진 속 풀과 나무 색깔에서 단풍은커녕 한여름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2003년 8월과 10월, 2004년 7월에도 이 부대를 시찰했다는 점에서 그 당시 찍은 사진을 이번에 공개한 것 아니냐는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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