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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해외건설 수주 붐 이어가려면


전국민이 페루 헬기 참사자들을 애도하는 가운데 해외 건설 수주실적(누계) 5,000억달러의 위업을 달성했다. 1993년 1,000억달러, 2008년 3,000억달러를 돌파하더니 또 하나의 금자탑을 쌓았다. 1965년 태국 고속도로 공사를 시작으로 해외 진출에 나선 지 47년 만에 이룩한 쾌거다. 열사의 땅 중동을 비롯한 오대양 육대주의 오지에서 땀 흘린 우리 건설역군들의 열정과 노고ㆍ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진출지역·업체·공종 다양해져야

해외 건설은 2010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사업 수주에 힘입어 700억달러를 웃도는 유사 이래 최고의 수주실적을 기록했고 지난해 600억달러에 이르는 수주액을 올려 호조세를 유지했다. 1980년대 초, 1990년대 중반에 이어 세 번째 절정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현재에 안주할 수는 없다. 해외 건설의 절대적 규모는 요즘이 최고지만 우리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1981년 해외 건설 수주 세계 2위를 기록하던 1981년 137억달러에 못 미친다. 당시 국내총생산(GDP) 대비 해외수주액 비중은 약 19%였으나 2010년에는 7% 수준에 머물렀다.

따라서 지역 다변화, 업체 다양화, 공종 다각화에 힘써야 한다. 지역 면에서는 과거보다 개선됐지만 여전히 중동 의존도가 높아 정치적 불안이나 오일 달러 고갈에 대비해야 한다. 아시아는 물론 아프리카ㆍ중남미 진출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유럽ㆍ북미 진출을 확대해야 한다. 상위 10대 업체의 수주 비중이 80%에 달하므로 중하위권 업체들의 분발도 필요하다.

원천기술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주한 플랜트의 부가가치가 기대만큼 크지 않은 데다 다른 공종의 비중이 너무 작은 것도 부담이다. 해외 건설 시장은 토목ㆍ건축ㆍ플랜트가 비슷한 규모로 삼분하고 있다. 우리의 임금이 높아져 과거와 달리 토목ㆍ건축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다고는 하지만 브이그ㆍ벡텔 같은 세계적 선진 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큰 활약을 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설득력이 약하다. 고임금을 넘어설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건설업체는 플랜트 분야의 원천기술 확보와 원전ㆍ가스ㆍ에너지 분야 기술 개발에 힘써야 한다.



또한 건설관리 능력을 배양해 외국 인력을 활용한 토목ㆍ건축 분야 수주에도 노력해야 한다. 모든 노력의 전제조건으로 위험관리 능력을 갖춰야 '수주의 저주'를 피할 수 있다. 새로운 유형의 해외 건설로 금융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파이낸싱 능력을 키우고 한국형 민자사업 구도를 외국에 수출하거나 도시개발과 자원을 연계한 패키지 사업 진출도 유망한 방안이다. 세계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다양한 규모의 해외 건설 특화업체 출현도 기대해볼 수 있다.

정부도 우호적 사업환경 조성을

정부는 건설외교 강화, 공적개발원조 확대 등을 통해 해외 건설에 우호적인 사업환경을 유도하고, 해외 건설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외국에서 기술력ㆍ언어ㆍ문화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인력 육성에 힘써야 한다. 해외 근로자 비과세한도액을 현실에 맞게 상향 조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해외 건설이 최대 호황을 구가하고 있지만 더 큰 목표를 갖고 매진해야 한다. 경제분석기관인 '글로벌 인사이트'는 2011년 약 7조달러인 세계 건설 시장 규모가 향후 매년 5% 정도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의 세계화 추세에 비춰봤을 때 외국 업체에 개방되는 해외 건설 시장 규모는 더 빠른 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가 세계 유수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뒤질 이유가 없다. 지금부터가 해외 건설의 진정한 경쟁력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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