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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회장등 임원 10명 불구속기소 "삼성사건, 현실과 법의 잣대 괴리때문에 발생"특검 수사결과 발표…삼성, 다음주 특단 쇄신책 발표 이규진 기자 sky@sed.co.kr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17일 오후 서울 한남동 삼성특검 사무실에서 조준웅 특별검사가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삼성그룹 의혹을 수사해온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17일 이건희 회장을 배임과 조세포탈 등 3개 혐의로 기소하는 등 의혹 관련자 10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조 특검은 "이 사건은 재벌그룹의 경영 및 지배구조를 유지ㆍ관리하는 과정에 장기간 내재돼 있던 불법행위를 현시점에서 엄격한 법의 잣대로 재단해 범죄로 처단하는 것으로 전형적인 배임ㆍ조세포탈 범죄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 경제적 파장도 고려했다"며 선을 그었다. 이는 이 회장 등을 불구속 기소한 데 대한 비난여론과 삼성 의혹 사건의 특수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서울 한남동 특검 건물 6층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삼성 비자금 의혹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이 회장과 전략기획실 이학수 실장 및 김인주 사장, 최광해 부사장 등 핵심 임원들에게는 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저가에 발행한 뒤 이재용 전무에게 넘어가도록 해 에버랜드 측에 최소한 969억원의 손해를 안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가 적용됐다. 이들 4명은 비자금 의혹과 관련, 삼성생명 2조3,000억원을 포함해 4조5,000억원의 자금을 은닉하고 1,199개 차명계좌를 이용, 계열사 주식을 매매해 남긴 차익 5,643억원에 대한 양도소득세 1,128억원을 포탈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도 받고 있다. 이 회장의 경우 주식소유변동 상황을 증권감독 당국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증권거래법 위반)도 추가됐다.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과 김홍기 전 삼성SDS 대표, 박주원 삼성SDS 미국법인장에게는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 황태선 삼성화재 대표에게는 특가법상 횡령 혐의, 김승언 삼성화재 전무에게는 특검법 위반(증거인멸) 혐의가 각각 적용됐다. 특검팀은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에버랜드 지배권을 이 전무에게 넘긴 '에버랜드 사건'에서 이 회장이 비서실의 보고를 받고 승인했으며 그룹 비서실 재무팀의 주도로 불법적인 CB 발행 및 제3자 배정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비자금 의혹에 대해 특검팀은 삼성생명 지분 16%와 전략기획실에서 삼성 임원들의 이름으로 관리하는 자금 대부분이 이 회장의 자금이며 전체 규모는 삼성생명 2조3,000억원을 포함해 4조5,000억원 정도라고 발표했다. 삼성화재의 경우 재무책임자가 차명계좌를 이용해 미지급 보험금을 활용, 9억8,0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마음대로 사용한 사실과 특검 수사 도중 증거를 인멸한 혐의 등이 적발돼 이 회사 황 대표이사와 김 전무가 각각 불구속 기소됐다. 하지만 비자금이 홍라희 리움미술관장 등 삼성가(家)의 해외 고가 미술품 구매에 사용됐다는 의혹과 정ㆍ관계 및 법조계를 대상으로 한 불법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증거가 없어 내사종결 처리했다고 밝혔다. 조 특검은 "이번 특검 수사가 삼성이 환부를 털어내고 명실상부한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 태어나고 우리나라 기업 전체의 선진화를 이뤄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이와 관련, 다음주 중반께 특단의 쇄신책을 발표하며 경영정상화에 나설 방침이다. 특검수사 결과 발표 직후 이순동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사장은 "오랫동안 국민 여러분들께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삼성은 특검 수사를 계기로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어 다음주 중 기자회견을 통해 쇄신안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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