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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2월 13일] 북한 유감
입력2009-02-12 17:37:36
수정
2009.02.12 17:37:36
북한이 미국 본토까지 도달 가능한 대포동2호 미사일의 시험발사를 준비하고 서해 도발도 재현할 기미를 보여 한반도가 다시 긴장국면으로 다가가는 모습이다. 이에 따른 미국의 대응 추세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전면적인 도발 가능성은 경제난 등을 고려할 때 낮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지만 동북아의 안전을 위협하기에는 충분하다.
북한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악화설이 겹쳐져 있어 북한 문제는 동북아의 ‘앓는 이’로 부상했다. 이 와중에 이시하라 신타로 일본 도쿄 도지사는 “북한이 중국에 편입돼야 한다”는 망언을 쏟아내며 우리 정부를 아연실색하게 했다.
그러나 경제위기 속에 글로벌 맹주로 더욱 부상하는 중국의 위상과 그들의 정책 기조를 감안한다면 이를 마냥 ‘헛소리’로 치부하기에는 무언가 찜찜하다. 중국은 북한의 첫번째 무역상대국이자 원조국이며 북한의 대중국 의존도는 매우 높다. 특히 중국은 고구려 역사를 자국 역사에 편입하려는 의도의 ‘동북공정’을 이미 수년째 진행하고 있다. 익히 알듯 중국이 진행한 모든 ‘공정’의 최종 목표는 결국 ‘영토’다.
외신들은 연초부터 계속된 북한의 강공에는 미국과 한국의 달라진 태도가 자리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근 열린 첫번째 기자회견에서 안보현안을 이야기하며 이란의 변화를 요청한 반면 북한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제 북핵 문제는 더 이상 정책 우선 순위가 아닌 지엽적 문제임을 재차 내비친 것이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지는 또 북한의 긴장 고조가 다분히 대북지원을 중단한 우리 정부를 겨냥한다고 진단했다. 10년간 조건 없이 식량 및 경협 등을 지원해온 햇볕정책이 마무리되자 경제난에 처한 북한 지도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허풍’을 쏟아내고 있다는 의미다.
외교란 우리의 이익을 위해 할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동원해야 하는 지혜의 산물일 것이다. 전세계 질서가 급변하는 가운데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영원한 우방도 적도 없기 때문이다. 도발에 대한 대응은 상식이다. 그러나 강대국에 첩첩이 둘러싸인 환경에서 우리 정부가 ‘원칙’에 입각한 ‘원 사이드’ 외교만으로 이 같은 환경을 주도해나갈 수 있을지는 점차 의문이 든다. 우리 정부가 좀 더 재빠르고 명민한 움직임으로 남북 관계를 풀어가는 ‘열쇠’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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