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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9월 3일] 융합기술 강국이 되자
입력2010-09-02 14:34:39
수정
2010.09.02 14:34:39
정봉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본부장>
현재 과학기술계의 가장 큰 화두는 ‘융합’이다. 이종 과학기술 분야 간의 융합은 물론 과학기술과 인문학, 예술과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신산업 창출을 통해 세계 경제가 급속하게 재편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선진국의 다국적 거대 기업들은 기술 융합을 통해 기존의 개념을 뛰어 넘는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과 시장을 만드는 소위 ‘와해성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융합기술 촉진을 위해 ‘국가융합기술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선진국과 경쟁하기 위해 범국가적 차원의 준비를 하고 있지만, 지금이 향후 새롭게 재편 될 세계경제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다.
현 정부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세계적인 첨단연구시설 확보, 과학과 인문학·예술을 융합하는 창조적 연구 기반 조성 중심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많은 과학기술인들은 이것이 성공적인 미래를 위한 세계적인 기초연구거점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현재 국제과학기술비즈니스벨트는 여러 정치 현안들에 연계되어 추진이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 중앙 정치권은 물론 지자체들도 국제과학기술비즈니스벨트 유치에만 몰두하면서 많은 과학기술인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금은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위해서 기존 기술발전의 한계를 돌파하고, 새로운 기술과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융합기술의 집중적 육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융합기술 분야는 기존 선진국들을 따라잡는 ‘캐치업(catch-up)’ 전략에서 전 세계를 선도하는 ‘팔로우미(follow-me)’ 전략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국제과학기술비즈니스벨트와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기초연구거점이 하루빨리 조성되어야 한다.
또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서는 산ㆍ학ㆍ연 간에 연구 인력, 연구 성과, 지식 정보의 순환이 활발히 이루어져 융합연구를 촉진하는 기반 구축이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기초과학, 원천기술, 비즈니스, 문화예술이 서로 연계되어 세계적인 원천기술과 신 비즈니스 창출의 중심축이 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가까운 미래에 한국은 세계 1~2위의 초 경제 강대국이 되어야 하지만 신흥개발국의 거센 추격과 선진국들의 견제로 인하여 경제발전이 침체되는 ‘넛크랙커(nut cracker)’의 위기에 처해있다. 이러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에서, 국가 백년대계를 책임지는 과학기술 정책이 정치적 이슈로 혼선을 빚는 일은 절대 용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과학벨트 조성 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과학벨트 특별법이 지엽적인 입지문제로 인해 장기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국가적 대사인 과학벨트 사업을 위해 정부와 정치권은 책임감을 가지고 과학벨트 특별법 통과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제과학기술비즈니스벨트의 성공적인 미래상을 상상해 본다. 다양한 분야의 과학기술자, 인문학자들이 세계 최고의 시설에서 함께 연구하며, 그 산물로 세계적인 융합원천기술이 창출되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 존재하지 않는 비즈니스를 창출하여 애플, 구글, 제넨텍과 같은 거대 벤처기업이 매년 등장한다. 물론 포브스가 선정하는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와 같은 세계 100대 부호에 우리나라 과학기술자들이 적어도 10명은 들어가 있고, 우리나라 과학기술자가 노벨상 수상자로 발표되어도 큰 뉴스가 안 되는 모습‥이러한 미래가 과학강국 대한민국을 이끄는 과학벨트 사업을 통해 하루빨리 현실화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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