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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고성의 또 다른 발견

별세계 같은 능파대… 억겁의 흔적 고스란히

1억년간 염분의 풍화작용으로 바위에 커다란 구멍 숭숭 '기묘'

금강산 끄트머리 터잡은 건봉사 한때 웅장했던 자취 엿볼수 있어

유일한 북방식 'ㄱ'자형 겹집구조 왕곡마을 들러 전통가옥 체험도

능파대는 조립질의 결정질 암석으로 풍화작용으로 인해 암석 결을 따라 들어간 염분의 결정 등이 성장하며 암석 측면에 생긴 다양한 모양의 구멍들이 발달해 있다.

송지호철새관망타워에는 철새들을 관찰할 수 있는 망원경과 철새박제 등이 전시돼 있다.

왕곡마을은 강릉최씨와 강릉함씨의 집성촌으로 북방식 ''ㄱ'' 자형 겹집 구조가 남한에서는 유일하게 보존돼 있는 곳이다.

금강산 끝자락인 건봉산에 자리 잡은 건봉사는 전국 4대 사찰의 하나로 월정사와 더불어 전국 31개 사찰의 본산이었다. 한때는 승려수만 700여명을 헤아리기도 했다.

강원도 고성은 한동안 속초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 시간 나면 잠깐 들르는 안보관광지였다.

하지만 그것은 고성의 진면목을 알지 못하는 이들의 인식이라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됐다. 무엇보다 고성에는 북한에서 뻗어 내려온 금강산 자락이 걸쳐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왕곡마을처럼 지역 특성이 살아 있는 전통촌락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져 봄을 기다리고 있는 강원도 최북단 고성을 찾아봤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큰 수확은 능파대(凌波臺)의 발견이었다.

옛날에는 섬이었지만 지금은 육지와 연결된 육계도인 능파대는 약 1억8,000만년 전에서 1억2,000만년 전 사이인 중생대 쥐라기에 형성된 복운모 화강암으로 이뤄진 바위층이다. 능파대는 조립질의 암석으로 풍화작용으로 인해 암석 결을 따라 들어간 염분 결정 등이 성장하면서 암석 측면에 생긴 다양한 모양의 구멍들이 발달해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구멍이 뽕뽕 뚫린 에멘탈치즈 같기도 하고 제주도 돌하르방을 만드는 화산암 같기도 하다. 다만 그 구멍이 훨씬 클 뿐이다.

전문용어로는 이 구멍들을 타포니(tafoni)라고 하는데 능파대의 타포니는 바다로부터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염분의 풍화작용에 의해 암석 광물입자가 붕괴되면서 형성된 것이다.

'조선지지자료'의 고적명소에 기록된 능파대는 "고성군 죽도리(竹島里)에 소재한 곳으로 괘진리(掛津里) 해안 가까이 층층이 쌓인 돌이 대(坮)와 같은 까닭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설명이 부연돼 있다. 고성군의 죽왕면 문암2리.

외계 세상 같은 능파대 구경을 끝낸 다음에는 사찰구경을 하는 것도 좋다.

특히 군사분계선 남쪽에 있는 금강산자락에 위치한 절이라면 감회는 더욱 새롭다. 금강산의 주봉인 비로봉은 군사분계선 북쪽 너머에 자리하고 있지만 금강산 1만2,000봉우리와 산자락 모두가 북쪽에 있는 것은 아니다. 금강산이 남으로 뻗어 나온 끝자락에 위치한 큰까치봉과 작은까치봉·건봉산은 모두 금강산에 속한 봉우리들이다.

건봉산에 자리 잡은 건봉사는 전국 4대 사찰의 하나로 월정사와 더불어 전국 31개 사찰의 본산(本山)이었다. 한때는 승려 수만 700여명을 헤아리기도 했다.



건봉사는 신라 법흥왕 7년(520)에 아도화상이 건립했고 경덕왕 17년(758)에 발징화상이 중수하고 고려 공민왕 7년(1358)에 다시 나옹화상이 중수했다. 전성기에는 3,183칸을 자랑하는 대가람이었다.

이 절은 임진왜란 때 서산대사가 제자인 사명대사와 함께 승군을 모집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서산대사는 이곳에서 모두 6,000여명의 승병을 규합했을 정도로 당시에는 절의 규모가 상당했다. 하지만 건봉사도 한국전쟁의 소용돌이는 비켜가지 못했다. 동란 중 대부분 건물이 불에 타 지금은 석가의 치아사리가 보관된 적멸보궁 등 일부 건물만 남아 있다.

고성을 찾았다면 북방식 전통가옥의 자취가 남아 있는 왕곡마을도 둘러볼 만하다. 왕곡마을은 강릉최씨와 강릉함씨의 집성촌으로 북방식 'ㄱ'자형 겹집 구조가 남한에서는 유일하게 보존돼 있는 곳이다.

국가중요민속자료 235호로 지정된 이 마을은 동쪽은 골무산(骨蕪山), 남동쪽은 송지호, 남쪽은 호근산(湖近山)과 제공산(濟孔山), 서쪽은 진방산(唇防山), 북쪽은 오음산(五音山)으로 막혀 있고 마을 북쪽에 위치한 오음산에서 남서방향으로 마을을 관통하며 흐르는 왕곡천 좌우로 촌락으로 형성돼 있다.

왕곡마을의 가옥구조는 안방·사랑방·마루·부엌이 한 건물 내에 수용돼 있으며 부엌에 가축우리가 붙어 있는 겹집구조다. 마을 안길과 바로 연결되는 앞마당은 가족의 공동작업 공간 역할을 하면서 개방적인 반면, 비교적 높은 담으로 둘러 쌓인 뒷마당은 여인들의 공간으로 폐쇄적 형태를 이루고 있다. 뒷마당은 보이지 않고 지붕만 보이는 형태로 여인들의 활동공간을 배려한 구조다.

왕곡마을은 집집마다 굴뚝 위에 항아리를 얹어 놓고 있으며 최근까지 마을 안에 우물이 없었다. 이는 마을의 생긴 모습이 배 모양이어서 우물을 파면 마을이 망한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기 때문이다. 죽왕면 오봉1리 399.

/고성=글·사진 우현석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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