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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장애우와 함께한 여름휴가


'나눔'은 내가 가진 것을 나눠준다는 의미의 말인데 봉사활동을 다녀보면 내가 나눔을 실천하는 것인지, 내가 나눔을 받는 것인지 구분이 안 될 때가 있다.

지난 2004년 회사 차원의 사회공헌활동이 확산되면서 자연스럽게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시신기증)와 기아대책(아동 결연)을 통해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지금은 유니세프, 월드비전에 매월 일정액을 보내고 있으며 2009년부터는 마라톤을 통해서도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어려운 이웃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시혜(施惠)적인 차원의 의식주 해결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간다는 '상생의 문화'임을 절감한다.

장애우 시설 아이들을 가끔씩 집에 데려와 함께 생활해 보면 비록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눈빛으로 그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알아차리게 된다. 특히 아내와 고등학생 아들, 초등학생 딸도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서 장애우를 가족처럼 대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장애우 아동과 함께 2박3일 여름휴가를 떠났는데 그때 정말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른 때 같으면 우리 가족 입장에서 장소를 정했겠지만 아이에게 위험하지 않고 쉽게 이동할 수 있는 편안한 곳으로 정해야 했다. 펜션에서 보낸 3일이었지만 외출이 익숙지 않은 아이인지라 작은 실수들이 연이어 발생해 우리 가족의 손길이 많이 필요했다.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편하게 세상을 살아왔는가에 대한 고마움을 새삼 느끼는 시간이기도 했다.



예전보다 달라졌다지만 장애우를 향한 편견이 여전한 것이 사실이다. 외모나 행동이 나와 같지 않다고 해서 쉽게 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이 장애우들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우리 자신이 잠재적 장애우라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결코 그렇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요즈음 경기가 안 좋은지 봉사활동을 하러 오는 사람이 예전에 비해 적고 각종 단체의 후원도 많이 줄었다고 한다. 여름휴가는 잘 보내야 한다. 멀리 떠나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지만 짬을 내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하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우리가 손을 내밀면 그들은 두 팔로 우리를 맞이할 것이다. 봉사는 우리가 그들에게 베푸는 무엇이 아니라 우리가 그들로부터 얻는 마음의 값진 선물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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