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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가을의 맛 담은 행복한 한 끼

영화 '리틀 포레스트'… 12일 개봉



시내까지 한 시간 이상 걸리는 작은 농촌 마을 코모리. 계곡과 숲, 논으로 둘러싸인 집에 사는 이치코(하시모토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일과는 매 끼니를 위해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다. 재료는 직접 조달하는 것을 기본으로. 솜씨는 자못 훌륭하다. 노지에서 기른 토마토는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껍질을 벗긴 후 통째로 병에 넣어 보관한다. 그냥 먹어도 맛있고, 스파게티 소스로도 좋은 홀토마토 병조림이다.

고구마는 잘 썩으니 수확하자마자 말랭이로 만들어 조금씩 스토브에 올려 구워 먹는다. 특히나 산은 음식 재료의 보고다. 수유나무 열매로는 잼을 만들고, 개암나무 열매는 빻은 후 코코아 파우더와 섞으면 누텔라(초콜렛 페이스트 브랜드)가 된다. 직접 구운 호밀빵에 발라 먹으면 둘 다 맛이 그만이다. 망치로 단단한 껍질을 깬 호두와 쌀로 호두 밥을 짓고, 익으면 배가 쩍 하고 벌어지는 으름 열매는 볶거나 튀겨서 껍질까지 먹는다.

'리틀 포레스트'는 이처럼 이치코가 하루의 식사를 직접 만들어 먹는 모습을 조용히, 그리고 우직하게 보여줄 뿐이다. 비슷한 콘셉트의 예능 프로그램처럼 재기발랄한 자막은 없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다. 손수 만든 음식은 모조리 다 먹음직스럽고, 삶을 자신의 힘으로만 채워나가는 그녀의 모습은 신선한 자극을 준다. 시골의 생활은 도시보다 단조로울지 모르지만 그만큼 더 다정하고 충만하다.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총 2부로 구성됐다. 이번에 개봉하는 작품은 각각 한 시간 분량의 여름과 가을의 이야기를 묶었다. 1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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