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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200년 걸린 조선시대 재정개혁

■ 대동법, 조선 최고의 개혁 (이정철 지음, 역사와비평사 펴냄)


17세기 초 본격적으로 시행된 대동법은 조선 500년 역사에서 최대ㆍ최고의 개혁으로 알려져 있다. 대동법을 빼놓고는 조선시대 역사를 이해했다고 말하기 힘들 정도로 높은 위상을 차지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전국적으로 실시되기까지 100년이 걸렸지만 애초 논의는 연산군 시절에 왜곡됐던 제도와 구조를 잡는 데서 시작됐고 이이(李珥)의 수미법 제안으로 본격화된 200년의 개혁이었다. 그러나 대동법은 워낙 방대하고 복잡한 논의 구조 속에서 전개돼 그동안 복원이 어려웠다. 저자는 대동법에서 가장 중요한 문헌인 대동사목(大同事目)에 대한 분석과 왕과 관료들간에 이뤄졌던 논의를 정리해 대동법이 어떻게 현실정책으로 수립됐는지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저자는 조선시대 관리와 지식인들이'이식위천(以食爲天)', 즉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삼는다는 말을 철학으로 삼았고 이를 대동법으로 해결하려고 시도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특히 대동법이라는 세금제도를 통해 17세기 초 중반 조선시대의 재정운영 전반과 국가운영체제까지 들여다보는 시도를 하고 있다. 조선후기 체제의 재정립이라는 흐름 속에서 대동법이 어떻게 기획되고 논의돼 만들어졌으며 제도적으로 해결됐는지를 주목한다. 대동법과 같은 거대한 재정 개혁을 가능하게 했던 요소들이 무엇이었는지, 그처럼 다양한 논의가 어떤 수렴 과정과 구체화 과정을 거쳐 현실 정책으로 성립됐는지 자료들을 추적했다. 저자는 대동법이 성리학이라는 정치적 이념을 경제적으로 해결하려 한 제도라고 본다. 자신들이 믿고 있는 성리학적 정책 이념을 민생과 관련해 대동법으로 해결하려 했다는 것이다. 대동법을 민생과 세금의 문제로 보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2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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