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B)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하고 글로벌 경제가 변곡점을 돌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WB는 14일(현지시간) 발간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전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3.2%로 올렸다. 지난해 중하순부터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잇따라 내렸던 국제기구들 가운데 전망치를 다시 올린 것은 WB가 처음이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해 5월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시사 발언을 한 뒤 신흥국 경제가 타격을 받으면서 6월 WB(3.1%→3.0%)를 시작으로 10월 국제통화기금(IMF, 3.8%→3.6%), 1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4%→3.6%) 등이 줄줄이 전망치를 끌어내렸다.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가팔랐고 부진했던 유럽 경제가 예상 외로 선전하면서 이들의 견해도 바뀌고 있다. IMF도 이달 중 전망치를 올리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만약 올해 글로벌 경제가 3%를 넘어설 경우 지난 2010년 4.3%를 기록한 후 하강국면에 접어들었던 글로벌 경제가 반등하는 변곡점이 된다.
WB가 이번에 성장률을 수정하면서 선진국들이 금융위기 이후 재정긴축에서 벗어나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줄어들어 세계 경제를 견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1.8%에서 올해 2.8%로 크게 오르고 유럽도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마이너스 성장을 멈추고 올해 1.1%의 플러스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선진국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소비수요도 회복돼 그동안 부진했던 세계 교역량도 향후 몇년간 회복세를 보이며 오는 2015년에는 5.1%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WB는 선진국의 테이퍼링이 시작되면서 신흥국으로의 자금유입이 2013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4.6%에서 2016년에는 4% 선으로 점진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이는 신흥국에 위협요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흥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도 기존 5.6%에서 5.3%로 하향 조정했다.
카우식 바수 세계은행 부총재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몇몇 신흥국의 경우 자금유입이 절반 이상 급격히 줄어 위기상황에 몰리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며 "경상적자 규모가 크거나 최근 몇년 사이 대출이 급팽창한 나라들의 경우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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