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대현의 '나전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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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춘식의 '나주소반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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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공예의 장인과 현대미술 작가가 '백미(白美)'를 주제로 작품을 만들어 전통문화와 현대예술의 접점을 찾는 '설화문화전'이 대치동 복합문화공간 크링에서 28일까지 열린다
나주 소반장(小盤匠) 김춘식은 짤딱막한 소반 다리를 늘씬하게 늘여 현대적인 식탁으로 선보였다. 은행나무 고유의 색에 칠을 더하지 않은 백골미(白骨美)나 대나무 못으로 감쪽같이 붙인 이음새 마디에는 기품이 흐른다.
손대현 나전칠장의 '빙렬문 이층장'은 나전이 내는 영롱한 빛 위에 흰색 옻칠가루로 빙렬 문양을 얹어 현대적감각을 표현한다. 그는 현대 도예가 이헌정과 협업해 나전칠 장식 도자 테이블을 만들었다.
지난 6월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가 작품을 구입해 화제가 됐던 이헌정은 청계천과 지하철9호선 사평역 등의 도자벽화로 유명한 인물. 이들의 협업 작품은 나전칠의 품격과 자연스러운 조형미, 실용성을 두루 갖춰 눈길을 끈다.
이번 전시의 기획자인 디자이너 정구호는 백색 대리석으로 만든 '이북식 쌍반닫이'를 내놓았다. 영화 '스캔들' '황진이'에서 의상을 맡으며 고전에 눈을 뜬 그는 지난 2년간 정통 '평양반닫이'를 공부했고 이번에 처음 작품을 공개했다.
인조 대리석에 레이스를 연상케 하는 전통 장식이 더해져 아파트에도 어울릴 만한 콘솔형(console) 반닫이다. 또 옥공예 장인 김영희는 정구호의 현대적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백옥과 비취에 매화의 고고한 절개를 새긴 '백옥매조문향갑'을 선보였다.
전시장에서 만난 정구호씨는 "그동안 활용이 부족했던 공예 부문의 전통문화 컨텐츠를 소개하고 전통기술에는 현대적 감각을, 현대작가에게는 새로운 다양성을 보여주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화각장 이재만, 채화칠기장 최종관, 소목장 조석진, 침선장 구혜자 등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8명의 장인과 현대작가 8명, 신진작가 8명이 각자 또는 협업으로 전통과 현대의단절에 가교 역할을 했다. 작품을 판매하는 전시는 아니지만 작가에게 구입 가능성을 문의할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 (02)557-8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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