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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초대석] 손학규 경기도지사

"편협한 '이념' 벗고 기업돕는 정치를" <br>참여정부 이끄는 386정치인 사고 틀 바꿔야<br>기업 원하는것 정확히 알고 적당한 특혜도 필요<br>현재 大選지지도는 인기투표…내년되면 달라질것


“우리는 현재 국경이 없는 무한 경쟁시대에서 살고 있어요. 이제는 과거의 편협한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우리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세계적인 시각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고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외자유치 전도사로 불리는 손학규(58ㆍ사진) 경기도지사는 지난 12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참여정부를 이끌고 있는 386세대들은 사고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지사는 이어 기업인들을 가진 자 또는 노동자를 착취하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구시대적인 사고는 하루빨리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 지사는 한발 더 나아가 “행정관청의 공무원들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기업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들이 기업을 잘 경영할 수 있도록 적당한 특혜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대로 하다가는 기업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단 ‘공무원이 특혜의 대가로 먹지는 말아야 한다’는 전제를 깔았다. 첨단기업 유치로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는 손 지사를 경기도 파주 영어마을에서 만나 그의 첨단기업 유치 비결, 지자체 경영론, 대선주자로서의 철학, 국정에 대한 소견 등에 대해 들어봤다 -2002년 7월 민선3기 경기도지사로 취임한 후 임기 동안 100개의 첨단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초과 달성해 105개 첨단기업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특별한 비결이 있다면 소개해주시지요. ▦‘세계 속의 경기도’ 라는 슬로건에서 나타나 있듯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첨단산업을 유치하는 길밖에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4년 동안 지구를 14바퀴 도는 여정에 가족과 개인의 삶보다는 경기도와 국가를 위해 발로 뛰는 고생을 마다하지 않은 투자유치단의 땀과 노력의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머슴론으로 무장,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감동을 주는 ‘맞춤형 행정 서비스’ 를 제공한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도지사로서 4년 동안 행정가나 정치인이기보다는 ‘경기’ 기업의 CEO처럼 비쳐지기도 했습니다. 첨단기업들이 경기도에 투자를 원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입니까. ▦많은 기업들이 경기도에 투자하려는 이유는 무엇보다 경기도의 경쟁력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첨단기업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보다 저의 정치적인 감각이라고 자부합니다. 파주 LG필립스LCD산업단지 조성의 경우는 단순히 CEO의 감각 때문에 성사된 것이 아니라 각종 규제를 풀고 중앙정부를 설득했던 정치력에 의해 비로소 결실을 맺은 것입니다. 저보고 기업인 감각이 뛰어나 많은 첨단기업을 유치했다는 얘기를 듣고 있으나 기업 유치도 사실 정치인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수도권이 안고 있는 가장 시급한 현안은 수도권 규제 완화라고 생각합니다. 지사께서 외국 첨단기업을 유치하면서 수도권 규제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해결방안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세계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지방이 세계로 나가는 지세화(地世化)의 시대로 전세계 지방간 경쟁이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경쟁주체도 국내의 수도권과 지방이 아닌 세계 주요 대도시라는 글로벌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발상의 전환이 적극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참여정부의 인위적인 균형발전론은 수도권의 발목을 잡고 첨단기업 유치에 최대의 장애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이 갖고 있는 경쟁력과 잠재력을 억지로 묶어둔 채 전국적인 하향 평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책이 지속될 경우 우리는 세계 대도시와의 경쟁에서 결국 밀리고 말 것입니다. -임기 동안 잊지 못할 기억이 있다면 하나만 소개해주시지요. ▦다시 얘기하지만 파주 LG필립스LCD산업단지를 조성할 때입니다. 300여개가 넘는 묘지를 이장하기 위해 묘지 한 개당 담당 공무원 한명씩 배치해 민원을 해결했고 문화재 발굴을 위해 5,000평이 넘는 텐트를 치고 이곳에 있는 문화재를 훼손하지 않은 상황에서 작업을 마친 적이 있습니다. 또 이 파주 LCD단지는 오는 2008년 준공할 계획이었으나 올 상반기까지 당겨달라는 필립스 측의 부탁을 받고 공사기간을 두 차례에 걸쳐 당겼지요. 정부와 유관기관이 공조하고 스피드 행정이 어우러진 하나의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거론되고 있는 대선 예비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지지도가 낮은 편인데 왜 그런 결과가 나온다고 보시는지요. 높일 필요성도 느끼실 텐데 그 방안은 무엇입니까. ▦사실 지금의 지지도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지지율은 일종의 인기투표라고 할까요. 하지만 내년에 본격적으로 ‘누구에게 국가를 5년간 맡겨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하고 종합채점표를 매긴다면 결과는 상당히 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지지율에 연연할 때가 아니라 시대정신을 거머쥐려는 노력이 필요할 때라고 봅니다. 저는 화려한 춤꾼보다는 일꾼이 되고 서커스장에서 ‘쇼를 하는 말’보다는 ‘쟁기를 끄는 말’이 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일전에 어느 주간지 기자가 나를 ‘한국형 온돌’로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금방 끓었다가 갑자기 식는 냄비보다 서서히 땐 군불이 구들장을 오래 데우듯이 꾸준히 지지세를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5ㆍ31지방선거 이후 정치적 지각변동, 그리고 정계개편에 대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를 밝히신다면. ▦여권에서는 지방권력 심판론을 운운했는데 5ㆍ31지방선거야말로 현정부를 심판하고 개혁과 변화를 희구하는 국민의 여망이 반영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지방선거 후에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선을 염두에 두고 이합집산ㆍ합종연횡 등 정계개편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정치공학적인 논의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치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한나라당의 경우 타 정당과 연대를 이루는 것보다 시대정신을 거머쥐고 부단한 자기개혁과 노력하는 자세를 통해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아 외연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현정부에 참여한 386 정치인들에 대해 한 말씀 하신다면. ▦현정부는 참여정부를 표방하며 국민이 주인이 되는 시대를 만든다고 했으나 현상황이 과연 그런지 궁금합니다. 이념논쟁을 불러일으켜 반목과 대립을 조장하고 양극화를 해소한다고 했으나 오히려 심화됐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대흐름을 정확히 읽고 국민의 여망에 부응한 정치를 통해 희망을 주고 국민에게 행복한 삶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386 정치인들이 기득권을 유지하는 데만 급급하다면 기성 정치인과 다를 것이 없고 국민들이 외면할 것입니다. -분단의 현장에 있는 경기도지사로서 대북교류에 대한 견해를 밝혀주시지요. ▦남북경협사업보다 북한 경제기반을 튼튼히 해주는 사업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경기도가 추진 중인 북한에 농기계를 제공하고 당면공장을 건설해주는 사업을 꼽을 수 있습니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고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차기 대통령 후보가 갖춰야 할 통치철학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무엇보다 자기 철학을 행동과 삶을 통해 일관되게 보여주는 실천과 실사구시의 정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의 위치를 보는 글로벌 마인드와 역사를 인식하고 현실을 직시하는 시대정신을 꼽고 싶습니다. 나아가 1인당 3만달러라는 국민소득을 달성하는 선진국가를 이루기 위해 이념갈등ㆍ양극화를 극복하는 조정과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 외자유치 전도사 "철저히 기업입장서 생각" 임기중 105개업체 유치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구속은 야만적인 국가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요. 국가 경제를 걱정했다면 그 같은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손학규 지사는 목소리를 더 높였다. "정 회장의 구속은 검찰만의 문제, 사법적인 판단 차원이 아니라 국가 통치 차원에서 해결했어야 할 문제입니다. 사법부도 통치권 아래 있는 것 아닙니까" 손 지사는 재임기간 동안 모두 105개 해외첨단 기업을 유치했다. 재임 첫해인 2002년 5개, 2003년 4개, 2004년 44개, 2005년 37개, 2006년 15개 등이다. 그러나 요즘 손 지사는 한편으로 걱정이 앞선다고 한다. 지난해와 올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업체 가운데 일부 업체가 본계약을 망설이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받은 성적표는 '미래 성장동력 창출'이라는 커다란 로드맵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국내 기술 이전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향후 10~20년의 먹거리를 창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어마을 사업 또한 미래를 위한 투자다. 국가 경제를 이끌어갈 우수한 인재를 양성해 인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당당히 한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자유치는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지닌 도지사의 진두지휘와 투자진흥, 공무원들의 막후 지원이 빚어낸 합작품이다. '발로 뛰는 머슴'과 같은 행정 서비스를 통해 기업하기 좋은 경기도를 만들어보겠다는 그의 열정이 뒷받침됐기에 이뤄질 수 있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철저히 기업의 입장에서 투자 환경을 생각하고 각종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신 행정 마케팅을 보여준 그에게 CEO 지사라는 닉네임이 붙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 손학규 경기도 지사는 누구? 학창시절 밴드·연극반활동에 열심… 대학땐 '운동권 3총사' 로 불리기도 손학규 경기도 지사는 지난 47년 경기도 시흥에서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마흔일곱, 어머니가 마흔셋에 얻은 늦둥이였다. 중학교 시절에는 밴드부 활동을 했고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기를 좋아했다. 손 지사는 그때 연극과 음악을 통해 사람에 대한 무한한 이해와 사랑을 배웠다고 한다. 서울대에 진학한 후에도 연극반 활동을 꾸준히 해 선배들로부터 '큰 배우'가 될 자질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손 지사는 대학시절 한일회담 반대시위부터 시작해 빠짐없이 집회에 참석했다. 한때 고 조영래 변호사,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원 등과 어울리며 운동권 3총사로 불리기도 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 그는 소설가 황석영씨와 자취를 하며 노동운동을 벌이기도 했으며 한때 도피생활을 위해 '김건'이라는 가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풀려나고 수감되기를 반복하던 그는 부마사태 진상조사차 부산에서 활동하던 중 또다시 구금됐으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로 석방됐다. 그 후 80년 민주화의 봄이 오는 길목에서 손 지사는 영국 유학길에 올랐다. 손 지사는 약 7년간의 유학생활을 통해 한국을 벗어나 세계를 체험하고 깨닫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귀국 후 손 지사는 정치학 교수를 거쳐 93년 여당의 요청으로 광명시 보궐선거에 당선되면서 정치를 시작했다. 이후 96년 보건복지부 장관을 거쳐 경기도지사에 출마, 2002년 6월 민선 3기 경기도지사로 선출됐다. ◇약력 ▦1947년 경기 시흥 출생 ▦73년 서울대 문리대 정치학과 졸업 ▦88년 영국 옥스포드대 정치학 박사 ▦88년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90년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93년 제14대 국회의원(광명을 보선) ▦96년 제15대 국회의원 ▦96년 보건복지부 장관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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