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양국이 13일 미국 워싱턴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골드만삭스·HSBC 등 글로벌 대형은행의 위기를 가정한 '워 게임(war game)'을 실시한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훈련에는 양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감독기관 수장 등 위기 상황과 관련된 모든 핵심 인사들이 참여해 미국에서 운영되는 영국계 대형은행이나 영국에 진출한 미국계 대형은행이 무너질 경우 양국 금융당국이 충격을 최소화하고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 확인하게 된다.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그동안 대마불사로 여겨졌던 대형 금융기관들을 당국이 적절히 다룰 수 있는지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시뮬레이션은 지난 금융위기 때처럼 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일이 없을 것임을 납세자들에게 보여주는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2008~2009년 리먼의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 당시에는 대형은행 파산에 따른 도미노 위기를 막기 위해 정부가 은행권에 대규모 공적자금을 수혈하며 '대마불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금융산업을 살리기 위해 각국이 투입한 자금은 미국이 국내총생산(GDP)의 4.5%, 영국은 10.5%에 달했다.
한편 미국과 유럽·일본 등 18개 대형은행들은 금융위기 재연 사태에 대비해 파산 은행과의 파생상품 계약 해지를 최대 48시간 보류하기로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WSJ는 골드만삭스·씨티·바클레이스·미쓰비시UFJ 등 18개 대형은행 경영진이 이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비공개회의를 열어 이 같은 원칙에 동의했으며 이번 합의로 금융당국은 은행 자산과 일부 부채를 정리금융기관(가교은행)으로 옮길 시간을 벌어 대형은행 부도·파산에 따른 시장 혼란을 줄일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