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시가 있는 풍경/10월 4일] 오십세

'다산의 처녀' (민음사 刊)

나이 오십은 콩떡이다 말랑하고 구수하고 정겹지만 누구도 선뜻 손을 내밀지 않는 화려한 뷔페상 위의 콩떡이다 오늘 아침 눈을 떠 보니 글쎄 내가 콩떡이 되어 있다 하지만 내 죄는 아니다 나는 가만히 있었는데 시간은 안가고 나이만 왔다 앙큼한 도둑에게 큰 것 하날 잃은 것 같다 하여간 텅 빈 이 평야에 이제 무슨 씨를 뿌릴 것인가 진종일 돌아다녀도 개들조차 슬슬 피해 가는 이것은 나이가 아니라 초가을이다 잘하면 곁에는 부모도 있고 자식도 있어 가장 완벽한 나이라고 어떤 이는 말하지만 꽃병에는 가쁜 숨을 할딱이며 반쯤 상처 입은 꽃 몇 송이 꽂혀 있다 두려울 건 없지만 쓸쓸한 배경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