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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6월30일] 바스티아


‘고매하신 의원님들. 강력한 외부 경쟁자 태양 때문에 죽을 지경입니다. 낮에 창문을 닫고 커튼을 치는 법이 필요합니다. 양초산업이 번창하면 재료인 유지방을 생산하는 낙농업은 물론 국민경제까지 살릴 수 있습니다. 부디 햇볕을 차단해주소서. 양초업자 일동.’ 청원서의 주인공은 양초업자가 아니라 프랑스 경제학자 프레데릭 바스티아(Frederic Bastiat). 의회가 1844년 보호무역을 강화하는 법률을 만들자 비꼬기 위해 잡지에 낸 기고문 하나로 일약 스타가 된 사람이다. 1801년 6월30일, 프랑스 남부 베욘에서 태어난 바스티아는 경제사상가 중에서 가장 특이한 케이스로 꼽히는 인물. 슘페터로부터 ‘역사상 가장 재기가 뛰어난 경제 저술가’라는 평가를 받은 주인공이다. 어린 시절은 불행했다. 조실부모하고 폐결핵을 앓으며 가까스로 졸업한 대학에서 문학과 철학을 익힌 후 월급쟁이로 시작, 개인사업과 농사에 손을 댔지만 실패의 연속. 결혼 후에도 독신처럼 지냈다. 1830년 혁명의 와중에서 지방판사, 지방의회 의원으로 일하며 끈질긴 기고 끝에 처음 채택된 ‘양초업자의 탄원서 풍자’로 명성을 얻었다. 자유무역과 시장주의를 강조한 그의 얘기를 더 들어보자. ‘상대가 자유무역을 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도 못한다고 말하지 마시오. 상대국이 암벽해안이기 때문에 우리의 멀쩡한 항구를 바위로 막아야 하는 것과 같으니까.’ 제헌ㆍ입법의원으로, 평론가로 일하면서 그는 자유무역협회와 전문잡지를 만들며 재정축소, 자유무역 확대에 매진했으나 지병인 폐병이 도져 1850년 49세로 눈을 감았다. 임종에서 남긴 단 한마디가 ‘진리(La Veritie)…’였기 때문일까. 사후인 1868년 출판된 논문집은 요즘도 자유무역 옹호론의 교과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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