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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개막과 함께 세계의 이목이 런던으로 집중됐다. 응원 열기가 열대야마저 압도하는이 기간에 올림픽의 열정이 스민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전시들도 마련됐다. 런던올림픽 관련 작품을 만나는 것은 물론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의 추억을 되새겨볼 수도 있는 기회다.
서울 소공동 롯데갤러리 본점의 명품관 애비뉴엘갤러리에서는 '2012 런던올림픽 아트포스터전'이 8월31일까지 열린다. 데미언 허스트를 위시한 yBa(Young British Artistㆍ젊은 영국미술가)로 세계 미술의 중심지로 등극한 영국은 '스포츠와 문화 예술이 함께하는 올림픽'을 지향하며 런던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의 공식포스터를 영국의 대표작가 12명에게 맡겼다. 작가들의 기발한 상상력과 올림픽의 열기가 어우러진 12점의 포스터 작품이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 관람객에게도 선보이게 됐다.
영국 골드스미스의 교수이자 yBa의 스승으로 유명한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은 일상적인 요소를 간단명료한 선과 색채로 표현하는 기존 작업의 연장선에서 'GO(가다)'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GO와 스톱워치가 어우러진 그림은 올림픽의 긴박감과 승리의 환호를 감각적으로 담아냈다.
yBa작가 중 한 사람인 크리스 오필리는 '무명의 주자를 위하여'라는 작품으로 전력질주 하는 육상선수의 모습을 그리스 도자기 형태로 감싸 올림픽의 스포츠 정신과 고대 문화가 주는 힘을 담아냈다.
대중매체 속의 이미지를 차용해 추상적 기법으로 표현하는 게리 흄은 올림픽 개최지인 런던의 이미지를 단순한 색과 추상으로 재현해 'Capital(수도)'이라는 작품을 내놓았다.
앞서 2008년 테이트모던갤러리에서 올림픽 선수들이 전시장을 질주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던 실험적인 작가 마틴 크리드는 오륜기 색을 기초로 올림픽을 상징하는 연단을 재현해 스포츠정신에 대한 존경을 보여줬다.
자기고백적인 내용을 작품 소재로 활용하는 작가 트레이시 에민은 자유를 상징하는 두 마리의 새가 입맞춤하는 그림 위로 "당신의 투지는 나에게 영감을 줘요. 그리고 사랑해요."라는 문장을 적어 선수들의 노력과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투지를 예찬했다.
도시풍경을 기하학적 추상회화로 재현하는 사라 모리스는 올림픽을 주제로 한 링(ring) 시리즈로 유명한데, 이번에는 런던의 랜드마크인 빅벤(Big Ben)을 선명한 색채와 격자무늬로 표현해 올림픽 현장의 역동성과 긴박함을 담아냈다. 이들 외에도 앤시아 해밀턴, 밥 앤 로버타 스미스, 브리짓 라일리, 피오나 배너, 하워드 호지킨, 레이첼 화이트리드 등 걸출한 작가들이 참여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추억할 수 있는 작품들도 다시 만날 수 있다. 서울 방이동에 위치한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소마미술관은 올림픽과 관련한 소장품인 백남준의 작품들을 대중에게 공개했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를 기리는 설치작품 '쿠베르탱'은 여러 대의 모니터를 배열해 만든 인물 형상이며, 150대의 TV모니터로 제작된 '메가트론'은 역동적인 경기장면과 경쾌한 음악이 반복적으로 재생돼 생동감을 더해주는 작품이다. 또한 올림픽공원 내 몽촌해자에 설치된 '올림픽레이저워터스크린2001'은 백남준의 작품으로는 전세계에 유일한 야외 레이저 설치작품이다. 레이저 광선이 분수를 스크린 삼아 오륜마크와 태극기의 4궤, 별들의 움직임 등을 그려낸다. 이번 달에는 오후 8시30분, 8월 오후8시, 9월 오후7시30분부터 매일 2번씩 작품이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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