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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생태연구가ㆍ생태사진가가 들려주는 우리 자연, 우리 새 이야기들을 담았다.
순수하고 맑은 눈으로 우리나라의 자연, 우리 새 이야기를 담은 어린 생태연구가의 탐조보고서다.
저자인 김어진(17)군은 대안학교인 '파주자유학교' 11학년이다. 공교육으로 치면 고등학교 2학년이다. 중학교 때부터 대안학교를 다닌 어진이는 대안학교의 상대적인 자율성에 힘입어 어릴 때부터 탐조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하호'라는 도시 조류 탐조 활동 모임에 참여하기 시작한 뒤로 중학생 시절부터는 아예 혼자서 탐조를 다녔다. 카메라 한 대 덜렁 어깨에 메고 김밥 두어 줄 사 들고 새를 찾아 다닌 지가 벌써 7년째다. 공릉천 하류 지역의 생태 관찰과 사진 촬영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공릉천 둑방길, 억새 갈대 우거진 갯벌 저 아래쪽, 한강 건너 스러져 가는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모든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했다. 임진강, 외할머니댁이 있는 영종도의 바다 갯벌, 아빠의 고향집이 있는 경남 남해도 등의 조류 생태계도 순수한 생태연구가이자 사진작가인 어진이의 눈에 투영됐다.
특히 수리 부엉이의 새끼수리부엉이 육아기를 일기 형식으로 담아내고, 새들의 이동경로를 관찰하는 세심한 눈은 '청소년이 써 내려간 어설픈 탐조 보고서일 것'이라는 편견을 여지없이 깨뜨린다.
특종도 여러 차례 잡아냈다. 사라진 줄 알았던 공릉천의 삵을 카메라에 담아낸 것이다. 그러나 그 삵은 독극물을 먹은 새들을 먹고 자신도 목숨을 잃었다. 또 동네 공원에서는 긴꼬리딱새(삼광조)를 찾아내기도 했다. 긴꼬리딱새가 한반도 중부지방에 나타난 것은 관련 분야에서는 큰 사건이다. 어진이는 꼼꼼하게 써 내려간 사진과 글을 통해 한반도 자연생태계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연구와 대책도 촉구한다. 1만8,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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