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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글로벌 M&A 톱3로 떠올라

올들어 해외기업 인수합병 규모 797억弗 달해<br>엔고·풍부한 자금 앞세워<br>내년에도 인수 활기띨 듯


일본이 올해 세계 3위의 해외 인수합병(M&A) 강국으로 급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M&A 시장에서 소극적이던 일본 기업들이 사상 최고 수준에 달한 엔고와 기업들의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해외 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사들인 결과다. 특히 내년에는 재정위기 여파로 유럽 기업 매물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자금 동원력이 강한 일본 기업들이 유럽계 기업들을 발 빠르게 주워담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시장조사업체인 딜로직의 집계 자료를 인용해 올해 들어 일본 기업들이 해외에서 기업을 인수합병한 규모가 797억달러를 기록, 미국(1,866억달러)과 영국(840억달러)에 이어 세계 3위로 뛰어올랐다고 전했다. 지난해 딜로직이 집계한 일본의 해외 M&A 규모 순위는 10위에 머물렀다. 일본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래 줄곧 지출을 자제하면서 현금유동성을 쌓아 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가파른 엔고로 해외기업 인수를 위한 가격 조건이 유리해진데다 3월 대지진 이후 리스크 관리를 위해 자산을 분산하는 차원에서 기업들의 해외 M&A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정부도 해외 M&A 지원 등 엔고대응을 위한 기금을 10조엔까지 확충하는 등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적극 밀어주는 분위기다. WSJ은 시장 여건이 인수에 유리하게 조성되고 있는데다 해외 M&A 경험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최근에는 지방 소재 중소ㆍ중견기업들도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M&A 활동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로 자금난에 빠진 기업들 가운데 상당수가 일본 기업들에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내년에도 해외 M&A 시장에서 일본 기업들이 활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소재 DC어드바이저리 파트너스의 고지마 사토시 상무는 "올해가 유럽-일본간 M&A의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첫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 M&A부문의 진 사이크스 대표도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피인수 기업측이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일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 수년 동안 저조했던 글로벌 M&A도 내년에는 건수나 금액 면에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다만 해외 M&A가 급증하는 이면에는 국내 기업들과 해외 자본의 일본 이탈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파른 엔고로 해외기업들의 일본시장 철수가 속도를 내면서 지난 4~9월 일본 시장에서 1,410억엔 규모의 외국계 자본이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과 외국 기업의 일본 유출은 동전의 양면처럼 동시에 진행된다"며 "국내산업 공동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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