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현대차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 남양연구소로 이동을 계획 중인 전주공장 연구개발 인력 410명이 노조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회사 측은 오는 5월 중으로 연구인력 이동을 추진하고 있지만 노조 측이 6월 임금협상을 앞두고 이를 협상 카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정작 이동 당사자인 연구원들은 2년 전 지역사회 갈등에 부딪혀 좌초됐던 전철을 밟는 것 아닌지 불안감을 표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020년까지 2조원을 투자해 상용차에 승부수를 던지겠다고 지난 2월 밝혔다. 특히 상용차 설계 및 개발을 담당하는 연구인력을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 연구소인 남양연구소로 이동해 뒤처진 상용차에 승용차의 기술력을 결합하겠다고 선언했다. 현대차 측은 연구개발 인력이 한 곳에 통합되면 승용과 상용 모든 부문에서 시너지가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 한 관계자는 "현재 남양연구소에 있는 1만명의 개발 인력이 전주공장 개발자들과 통합되면 개발 노하우 공유, 인력 재배치 등 긍정적인 부문이 상당하다"면서 "상용차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남양연구소에서 승용차 설계 및 개발을 담당하던 인원이 상용 쪽으로 상당수가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남양연구소로 연구인력을 통합하는 것이 고급인력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다임러를 비롯해 중국 업체들이 전 세계 상용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급인재 수혈은 현대차에 가장 시급한 과제다. 그러나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 화성 남양연구소와 달리 전주연구소는 수도권과 멀리 떨어져 고급 인력들이 기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상용차 부문을 글로벌 10위권까지 성장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재 현대차의 상용차 전 세계 점유율은 2.1% 수준이다. 이에 현대차는 전주 상용차 공장의 생산규모를 현재 6만5,000대에서 2020년까지 10만대로 늘린다. 공장 증설을 위해 4,000억원, 신차 연구개발(R&D)에 1조6,000억원 등 총 2조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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