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은 3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 에일사 코스에서 끝난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최종합계 9언더파로 박인비(27·KB금융그룹·12언더파)에 이어 준우승했다.
공동 선두로 출발한 고진영은 12번홀까지만 해도 이글 1개와 버디 2개로 4타를 줄이며 3타 차 단독 선두로 순항했다. '우상'으로 여겨온 박인비를 제칠 것으로 보였던 그는 13번홀(파4) 보기에 이어 앞서 경기한 박인비가 이글을 잡은 14번홀(파5)에서 파에 그치면서 흔들렸다. 박인비가 다시 1타를 줄여 추월한 16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을 그린 앞 개울에 빠뜨린 끝에 2타를 잃어 결국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날려버렸다.
비록 우승을 놓쳤으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한 세계 1위 박인비를 위협한 고진영은 전 세계 골프팬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위상을 또 한 번 한껏 드높였다. 직전 메이저대회인 US 여자오픈에서 전인지(21·하이트진로)가 우승했고 지난해에는 김효주(20·롯데)가 에비앙 챔피언십 정상에 올라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LPGA 비(非)회원인 국내파 신분으로 LPGA 메이저 타이틀을 따냈다는 것. 고진영은 올 시즌 KLPGA 투어에서 3승(통산 4승)을 올리며 상금 4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 매체 ESPN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고진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16번홀에서 한참 동안 고개를 들지 않던 고진영은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뒤 이번 대회에 대해 "재미있었다. 긴장감도 재미있었고 정말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세계랭킹 17위로 11계단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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