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8개국(G8) 지도자들은 19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정상회의를 열어 "유럽 재정위기로 위험에 처한 세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잔류하는 것을 지지하기로 합의했다.
정상들은 특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주도하는 긴축정책과 미국식 부양을 통한 성장촉진정책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과도한 긴축에 지친 그리스가 유로존을 이탈할 경우 세계 금융시장이 붕괴되면서 가뜩이나 취약한 세계 경기를 동반침체로 몰아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날 합의문은 독일을 제외한 각국 정상들이 더 강도 높은 성장책을 주문한 데 대해 메르켈 총리가 저항하면서 긴축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식으로 완곡하게 표현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성장'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성장과 일자리는 우리의 최우선 목표"라며 "유럽이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막대한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신임 프랑스 대통령 역시 "프랑스의 이름으로 모든 논의의 중심에 성장을 의제로 올릴 것"이라고 재차 역설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유로존의 문제 해결을 위해 긴급 대책이 필요하며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며 프랑스에 힘을 실어줬다.
사면초가에 빠진 메르켈 총리는 한 발 물러선 듯한 반응을 내놓았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예산균형을 통한 재정통합과 성장은 동전의 양면으로 동시에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와 관련해 최근 독일 최대 산별노조인 IG메탈이 4.3% 임금인상안에 합의했다며 독일이 서서히 성장 쪽으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유럽 지도자들은 오는 23일 유럽연합(EU) 긴급 정상회의와 다음달 초 열리는 독일ㆍ프랑스ㆍ이탈리아 정상회의를 잇달아 갖고 그리스 사태 등 유로존의 재정위기를 타개할 구체적인 방안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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