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10곳 중 1곳이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만성적 부실상태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부실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은행의 이익 수준을 보여주는 잣대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올 들어 3·4분기까지 5.20%로 지난 2003년(3.41%)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지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9일 발표한 '최근 상장기업의 이자보상비율 분포와 부채 집중위험 분석'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12%에 이르는 상장기업 213개사의 이자보상비율이 3년 연속 100% 이하였다. 이자보상비율이란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에 못 미칠 경우 영업이익보다 갚아야 할 이자 비용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 비율이 2년 연속으로 100%에 못 미친 기업도 전체 상장사의 20%인 334개에 달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이하인 부실기업 비중은 2010년 21%까지 하락했다가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28%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비율로 따졌을 때 하위 10% 기업의 이자보상비율 평균은 2010년 -112%에서 지난해 -378%로 3배 넘게 나빠졌다.
기업들의 부채구조도 나빠졌다. 이자보상비율 하위 30% 기업의 부채가 전체 기업 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7%에서 지난해 25%로 3배 이상 늘었다.
이런 가운데 올 3·4분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0억원(13.7%) 늘어난 것으로 금융감독원 집계에서 파악됐다.
그러나 지난 2·4분기와 비교하면 7,000억원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4분기 이후 순이익 증가세는 다소 둔화됐다.
3·4분기 국내 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3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4%포인트 올랐고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4.96%로 0.84%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올 들어 9월까지의 누적 ROA(0.39%)는 지난해(0.21%)에 비해서는 개선됐으나 최근 10년 평균(0.65%)보다는 크게 낮았다. ROE(5.20%)도 지난해(2.69%)보다는 나아졌지만 2003년(3.41%)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 연구위원은 "부실기업군의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 금융 안정성이 나빠진다"며 "장기간의 수익성 악화로 부실이 만성화된 기업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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