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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고객이 왕' 공기업도 예외없다

“이렇게 갑자기 가버리면 어떡혀. 너무 섭섭하잖여어!” 지난달 말 정기인사가 있어 근무지를 옮기게 돼 작별 인사차 드린 전화를 받고 보상현장 사무소를 찾아오신 70대 중반의 박 회장님이 나의 손을 잡으며 하신 말씀이다. “좀더 잘 해드렸어야 하는데 마음같이 해드리지 못해 안타깝고 죄송합니다. 건강하십시오.” 보상업무를 고리로 애증이 교차하며 근무한 지난 2년의 세월이었지만 원칙에 충실하고자 애쓴 직원들에게 “아암! 그 마음 다 알어!”하고 말씀하시며 이해하고 격려해주시는 박 회장님께 끝없는 고마움을 느낀다. 근무했던 토지개발사업 현장을 떠나는 마음은 우선 후련하지만 그것은 잠시일 뿐 오히려 아쉬움이 긴 여운으로 남는다. 왜 일까. 고객과의 접점에서 겪었던 경험을 반추해보면 직접적 거래관계가 형성되는 1차 고객에서부터 직ㆍ간접적으로 다양한 관계를 맺게 되는 일반 국민에 이르기까지 통칭 고객과 공사 사이에 상존하고 있는 뭔가 좁혀지지 않는 거리감 때문이라는 것이 나의 솔직한 생각일 것이다.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인한 단절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새삼스러운 이야기이지만 공기업에도 역시 고객은 왕이다. 토지를 수용하는 업무가 있어 권위적이고 거리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 그것으로 전부를 가리지 말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다. 따라서 고객의 신뢰가 기업의 성장과 존립을 보장해줄 수 있는 가장 든든한 기반이 된다는 사실은 지극히 평범해 보이면서도 서릿발처럼 매서운 말이며 역시 공기업에도 적용됨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공사는 지난해 창립 30주년을 맞이해 ‘세계 최고 토지서비스 기업’을 새로운 비전으로 선포한 바 있다. 고객의 요구와 기대에 부합되는 경영체제를 다짐으로써 민간에 비교하더라도 경쟁력면에서 결코 손색없는 세계적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다짐이다. 고객이 우리 공사에 제기하는 각종 요구와 기대, 그리고 불편사항은 가장 소중하고 귀한 자원으로써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고객의 소리를 충실히 듣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를 실질적으로 개선, 반영하는 일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 같다. 따라서 제품의 기획-설계-시공-사후관리 등 모든 업무단계에 고객의 요구와 기대사항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 명실상부한 고객지향적 경영활동이 일상화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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