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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서 쓰촨성 지진 성금 반대운동… “부패 관리만 살찌울 뿐”

홍콩 당국이 쓰촨(四川)성 지진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성금 기부를 추진하는 가운데 시민들 사이에서는 성금 전달에 반대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23일 홍콩 언론에 따르면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은 지진 피해 구호를 위해 1억 홍콩달러(약 144억원)을 기부하기로 하고 의회에 자금 집행 승인을 요청했다. 입법회는 24일 특별 회의를 열어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홍콩에서는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성금 기부가 중국의 부패한 관리들만 살찌운다는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홍콩 민주당의 에밀리 라우(劉慧卿) 주석은 “중국에 부족한 것은 돈보다 시스템”이라며 “나는 성금이 부패 관료들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홍콩 도시국가 자치운동’(HKAM)이란 단체는 의원들에게 이번 자금 지원 계획을 승인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편지 보내기 운동을 시작했다. HKAM은 성명에서 “정부가 납세자들의 돈을 기부에 쓸 이유가 없다"면서 "중국 정부는 재정 유보금이 충분한 만큼 돈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누리꾼들은 인터넷에서 한 푼도 기부하지 말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성금으로 기부될 1억 홍콩달러는 중국 관료제에서 낭비되는 것보다 홍콩인들을 돕는데 더 나은 방법으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콩 시민들 사이에서 성금 반대 운동이 벌어지는 것은 5년 전 원촨(汶川) 대지진 당시 성금을 기부했으나 이 돈이 호화 식사비 등에 유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경험 탓이다. 당시 홍콩에서는 정부가 100억 홍콩달러, 비정부 단체가 150억 홍콩달러를 기부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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