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하셨습니까." 우리나라에서 통하는 인사말 중 하나다. 가난한 시절을 지나온 탓이기도 하지만 우리에게는 음식은 그릇에 담긴 정(精)이다. 때로는 약이 되기도 한다. 또 인생에서 중요한 행사 때 마다 따로 음식을 마련할 만큼 우리에게 음식은 삶의 중요한 기점을 축하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미역국과 흰 쌀밥은 출생과 관련된 음식이며, 백설기는 아이의 백일에 맞춰 준비한다. 그 밖에도 혼례ㆍ회갑연ㆍ제례 등에는 각기 다른 음식이 준비된다. 한 나라의 음식은 그 나라의 얼굴이듯 한식은 한국의 다양한 모습을 표현할 수 있는 방편이다. 재료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고 평가받는 한식은 최근 건강식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세계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매일 먹는 우리 음식에 담긴 정신과 문화에 대한 질문에 시원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정혜경 호서대 교수는 한식에 담겨있는 의미와 우리 문화를 소개한다. 동양 우주론인 음양오행론에 맞춰 5가지 맛과 5가지 색깔로 조화를 이뤄낸 우리 음식의 의미를 시작으로 '수운잡방' '규합총서' '음식 디미방' 등 고대로 전해 내려온 요리책을 통해 한식의 역사를 더듬어 간다. 밥과 반찬의 조화, 국수 한 그릇에 담겨진 의미와 오감으로 즐기는 한식 문화의 소중함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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