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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아르헨 액면채권에 '디폴트 등급'

'기술적 디폴트'서 위기 가중

조기 채무상환 요구도 가시화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아르헨티나 정부에서 발행한 외화표시채권에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 2001년 디폴트 선언 이전에 발행한 채권을 소유한 벌처펀드들과의 채무조정 협상에 실패해 기술적 디폴트 상태에 있는 아르헨티나의 위기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피치는 최근 아르헨티나 정부가 발행한 2038년 만기 액면채권에 디폴트 위험이 높다는 뜻인 D등급을 부여했다. 피치는 해당 채권에 대한 이자지급 유예기간이 지난달 30일로 만료됐음에도 아르헨티나 정부가 채권보유자에게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면서 이같이 결정했다. 여기서 언급된 액면채권은 아르헨티나 정부가 해외에서 발행한 외화표시채권을 말한다.

액면채권마저 디폴트 등급을 받음에 따라 내년까지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아르헨티나 경제사정과 맞물려 투자자들의 불안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피치는 아르헨티나가 올해 -1.9%, 내년에는 -2.6%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르헨티나는 이미 일부 벌처펀드 채권자들과의 채무조정 합의에 실패해 7월부터 기술적 디폴트 상태에 있다.



채권자들 사이에 조기 채무상환을 요구하는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로이터에 일부 채권자들이 이를 독촉하기 위한 모임을 준비하고 있으며 채권자들에게 일일이 참여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액면채권 보유자들이 지급을 앞당기라고 요구할 경우 아르헨티나가 추가로 준비해야 할 자금은 3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달 말 현재 약 281억달러인 아르헨티나 외환보유액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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