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최근 미국 정보기관의 개인 정보 수집을 폭로한 전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에게 임시 망명을 허용하고 동성애 혐오법을 제정하면서 미국의 거센 반발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권단체들이 앞장서 ‘소치 올림픽 거부’를 외치고 있으며 정치권 일각에서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러시아와 미국간 깊은 갈등의 골이 올림픽에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미국 최대 동성애 단체인 ‘인권운동’은 뉴욕을 포함한 주요 대도시에서 소치 올림픽 보이콧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러시아 의회가 얼마 전 동성애 혐오법을 통과시킨데 이어 올림픽 기간 중 동성애 관련법을 외국인에게도 적용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동성애자들을 차별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미국 공화당의 중진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지난달 스노든의 러시아 망명이 허용될 경우 “러시아에 가능한 가장 분명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면서 소치 동계올림픽 참가 거부 주장에 찬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스포츠 정신’을 강조하며 보이콧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9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스노든을 애국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의 망명을 허용한 러시아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지만 “올림픽 보이콧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동성애 옹호단체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많은 미국 선수가 이번 올림픽을 위해 열심히 훈련해왔다”면서 “내가 바라는 것은 동성애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가해 메달을 따서 귀국하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러시아가 동성애 선수를 제외한다면 러시아 국가대표팀은 약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