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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분양 시장이 '영종도 쇼크'에 빠졌다. 7,440가구가 한꺼번에 공급된 영종하늘도시 동시분양 1순위 청약접수에서 대거 미달 사태가 빚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청라지구 동시분양을 시작으로 인천에서 불어온 청약 열풍이 영종에서 역풍을 맞은 셈이다. 2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현대건설 ▦한양 ▦우미건설 ▦동보주택건설 ▦신명종합건설 등이 영종하늘도시에서 동시분양한 이번 물량은 특별공급을 제외한 총 7,440가구 공급에 1,815명만 접수해 평균 0.24대1의 1순위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번 분양 실패는 입지와 분양가, 수요자 분석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결과라는 것이 부동산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김신조 내외주건 대표는 "청라ㆍ송도와 달리 영종도는 이렇다 할 배후지가 없고 다리를 건너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이 악재로 작용했다"며 "5,500원으로 책정된 인천대교 통행료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분양가 역시 시세차익을 노리기에 부담스러운 수준이었다고 지적됐다. 청라지구의 경우 기존 분양단지보다 공급액을 3.3㎡당 100만~200만원가량 끌어내리며 투자 수요를 불러모았지만 영종도는 가격이 인근 아파트 시세보다 한 가구당 1억원 이상 비싸게 책정돼 단타 매매 수요가 줄었다는 것이다. 영종도 B공인의 한 관계자는 "외지에서야 어떨지 몰라도 현지에서는 분양가가 너무 비싸 관심을 갖는 이가 드물었다"고 전했다. 대규모 공급을 앞둔 보금자리주택도 짐이 됐다. 10월 말 영종하늘도시에서 분양을 앞둔 한 시행사의 임원급 관계자는 "청약저축 수요가 모두 보금자리 쪽으로 몰려 소형 주택의 경우 분양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소형 아파트 위주로 단지를 구성해 이번 동시분양에 참여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영종도는 투자 수요가 많아 환금성이 높은 소형 가구가 인기를 끌 것"이라며 "3ㆍ4순위에서는 잔여 물량을 다 털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지구에서 각 건설사가 동상이몽을 꿀 정도로 수요자에 대한 분석이 철저하게 이뤄지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영종하늘도시가 예상 밖의 저조한 흥행을 기록하면서 이곳에서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도 분양을 미루거나 보유한 땅을 아예 팔아버리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영종도에서 땅을 매입한 한 시행사 관계자는 "자체 분석 결과 사업성이 낮아 땅을 매각하는 쪽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청약 결과도 좋지 않아 예정됐던 오는 2010년 중 분양은 아무래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영종하늘도시에서는 2012년까지 총 51개 블록, 2만8,557가구의 분양이 계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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