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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소비자원, 오픈마켓에 면죄부 주나

입맛에 맞춘 조사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입 면도기와 전동칫솔 값이 가장 비싼 곳은 백화점이고 대형마트, 오픈마켓 순으로 저렴하다는 한국소비자원의 최근 조사 말이다.

사실 이들 제품뿐 아니라 일반적인 공산품의 가격도 위 순서와 비슷하다.

직원 월급, 인테리어, 서비스까지 상품 판매 관리비용이 백화점, 대형마트, 오픈마켓 순으로 많이 들기 때문이다. 이런 비용이 대부분 판매 가격에 포함되다 보니 백화점 가격이 다른 유통업태보다 비싸질 수밖에 없다.

백화점의 고가 정책을 무조건 두둔하려는 말이 아니다. 다만 유통업태 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가격 조사를 했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예컨대 편의점에서 파는 1,000원짜리 캔 음료는 코스트코 같은 회원제 할인점에서는 400~500원이면 살 수 있다.

그렇다고 편의점이 폭리를 취하는 악덕 유통업체라고 단죄할 수 있는가. 분명 그렇진 않다. 회원제로 단골 손님을 확보하고 박리다매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는 코스트코와 고정 고객보다는 지나가는 행인들이 필요에 의해 들러서 물건을 구입하는 편의점의 가격 전략이 다를 뿐이다.



유통업체 가운데 오픈마켓이 가장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소비자원의 논리는 다소 황당하다.

백화점ㆍ대형마트ㆍ오픈마켓의 업태별 특성을 무시하고 다분히 눈에 보이는 숫자만으로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은 잘못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오픈마켓이 '백화점에 비해' 가격이 싸다는 것일 뿐이지 원가 대비 마진을 최소화한 것은 아니다.

오픈마켓이 책정하는 가격은 백화점 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들이 암묵적으로 백화점 가격이 '정가'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마켓이 백화점 대비 35~38% 저렴하다고 했지만 원가에 비해서는 어림잡아 절반 이상 마진을 본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도 소비자원은 단순 가격 비교를 통해 오픈마켓이 가장 싸게 판매한다며 면죄부(?)를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보다 근본적이고 내실이 있는 가격 조사를 펼쳐야 소비자들의 혼란도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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