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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서 유럽이 잃은 것 아시아가 챙긴다
입력2006-02-01 11:32:00
수정
2006.02.01 11:32:00
지난 달 압둘라 사우디 아라비아 국왕의 베이징 방문은 석유와천연가스 소비시장으로서 중국의 중요성을 부각시켰을 뿐아니라 이라크와 이란에서미국과 유럽이 잃고 있는 것을 아시아가 챙기고 있음을 보여줬다.
1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지에 따르면 1970년대 석유 위기 이래 미국의 중동전략은 석유 생산국들이 미국의 의지에 따르도록 군사와 시장의 힘을 복합적으로사용하는 것이었다.
9.11 이후 중동이 테러의 온상지로 서구 유럽의 의혹을 받게되자 아시아는 중동에 그들의 자산을 보호하고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서 피신처를 제공했다.
사우디의 미국에 대한 석유판매는 2002년 정점에 달한 후 세계 제2위의 석유소비 대국인 중국으로 급격히 쏠리고 있다.
사우디와 중국의 교역 규모는 지난해 근 60% 늘었다. 사우디 정부는 중국의 정유시설에 투자를 결정했고 중국의 기업들이 사우디에서 새로운 유전발굴을 허용했다.
이런 방향 수정은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강국들의 석유 안보에 대한 높은 수준의 각성에서 유래한 바 크다.
중국은 걸프협력협의회(GCC)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논의하고 있고 중동의 몇개 국가와 정치적으로도 협의를 시작했다.
지난해 12월에 중국과 쿠웨이트는 광둥(廣東)성에 50억달러 규모의 정유시설을짓는 계약에 서명했다.
궁극적으로 중동국가들의 아시아에 대한 의존이 높아지면 미국과 유럽의 정치적영향력이 줄 수 밖에 없다.
중국은 에너지에 대한 굶주림을 채우는 대가로 중동에 무기를 팔고 안보협력을제공함으로써 중동의 서방 의존을 줄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중국에서 구입했다.
중동의 아시아 의존은 서방과 이란의 대립으로 더욱 첨예화되고 있다. 핵문제로인해 서방의 제재에 직면해 있는 이란은 800억달러의 자산을 유럽에서 빼내 아시아로 돌리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란은 아시아에서 강력한 우방들을 갖고 있다. 유엔 안보리에서 이란에 대한제재를 거부한 중국은 이란으로부터 자국 석유, 천연가스의 30% 이상을 수입하고 있다. 인도는 자국 석유의 4분의 3을 이란에 의존하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란을 악의 축이라고 비난했지만 아시아에서 이란의 시아파는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의 급진적인 수니파의 균형세력으로 보여지고 있다.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악화를 무릅쓰고 사우디와 이란과의 관계개선을 계속해나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중국은 핵문제에 있어서 이란의 입장을 지지하기 보다는 인내를 요구하며 "평화로운 대화"로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인도도 자국 에너지 수요와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려는 희망 사이에서 정책을조절하고 있다. 인도는 지난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이란 핵문제를 회부하는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인도는 그러나 이란을 고립시키고 싶어하는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 파키스탄을 경유해 이란까지 2천600㎞에 달하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이 파이프 라인이 양국간 관계 개선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의 중동전략이 미국의 협조없이 성공할 것 같지는 않다. 미국이이란과 군사적 긴장관계가 고조돼 석유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기라도 하면미국,유럽과 마찬가지로 아시아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으며 유가는 또 한번 크게뛸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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